공부하는 것이 좋아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앞으로 어떤 연구를 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지 초조하게 고민하는 사이에 벌써 두 번째 학기가 끝날 무렵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감명 깊게 본 영화와 소설, 수업을 통해 얻게 된 좋은 아이디어가 모여 이렇게 조그마한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4.3 사건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무척 조심스럽고 걱정이 앞서는 일이었습니다. 나의 섣부른 판단으로 피해자들이 또 다른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은 아닌지, 사건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생각이 그저 나의 오만은 아닌지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여전히 그 고민들은 완결되지 않았지만 고민을 할 수 있었다는 그 자체로 앞으로의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무엇보다 대학원에 들어와 처음으로 어떤 작업을 마무리 지었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더 열심히 의심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모자란 저를 성심성의껏 지도해주셨던 국어국문학과 교수님들, 함께 공부하며 많은 도움을 주셨던 대학원 선생님들, 공부의 기쁨을 알게 해준 동고모 친구들, 그리고 제가 공부하는 모습을 묵묵히 지켜봐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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