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씨의 옷장 속은 스키니진으로 가득하다. 상체에 비해 하체가 통통한 H씨는 스키니진을 입지 않으면 외출을 할 수가 없다. 허벅지와 종아리를 압박해 날씬해 보이도록 만들어주는 스키니진이 없으면 자신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며칠 전부터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지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와 산부인과에 갔다. 의사는 그녀에게 ‘방광염’을 진단했다.

 

각종 생식기 질환 유발하는 ‘하의실종’ 패션과 스키니진

H씨는 늘 과도하게 하체를 압박하는 스키니진을 입어 질염에 걸렸고, 질염이 방광염으로까지 이어졌다.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등 몸에 꽉 끼는 옷들은 하복부를 압박하고 생식기 부근의 통풍을 막아 습한 상태로 만든다. 습한 환경에서는 세균이 번식하기 쉽기 때문에 생식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8년 212만 명이던 질염 환자 수가 지난해 220만 명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질염은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다른 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우리들산부인과’ 이미경 원장은 “질염을 치료하지 않으면 방광염이나 자궁내막염, 골반염 등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도 있다”며 “생식기의 분비물이 증가하거나 외음부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운 증상이 나타난다면 질염일 확률이 높으니 바로 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짧은 치마를 입으면 하체에 차가운 기운이 들어와 방광과 관련된 기관들의 기능을 저하시키며 꽉 끼는 바지는 방광을 자극해 방광염 발병률을 높인다. 하복부에 심각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피가 섞여 나온다면 방광염일 확률이 높다. 남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남성의 고환은 체온보다 3~4도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꽉 끼는 바지를 오랜 시간 입고 있을 경우 고환의 온도가 증가하게 된다. 높아진 온도는 정자 생성을 방해하고 고환암의 발병률을 증가시킨다.

 

생식기 질환, 일상 속 습관으로 예방할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방광염 환자가 2006년 120만명에서 2010년 143만 명으로 연평균 4.5% 증가했다고 한다. 생식기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어 관리에 소홀하기 쉽지만 우리 몸에서 중요한 부분 을 차지한다. ‘제일비뇨기과’ 김영민 원장은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생식기관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생식기 질환은 생활 속의 사소한 습관을 통해 예방할 수 있다. 먼저, 꽉 끼는 바지나 속옷, 인조 섬유로 만들어진 옷을 피하고 면으로 된 속옷이나 여유가 있는 바지를 입는 것이 좋다. 이는 세균 번식을 유발하는 따뜻하고 습한 상태와 마찰에 의한 자극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소변을 오래 참지 않아야 한다. 방광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야 발병 위험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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