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올 2014년, 부산외국어대학교(이하 부산외대)가 남산동으로 캠퍼스를 이전함에 따라 오는 2월부터 9,000여 명 이상의 부산외대 교직원과 학생들이 금정구로 유입된다. 이에 금정구 주민들과 우리학교 학생들이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07년 단국대학교가 경기도 용인시로 이전하며 용인 지역의 임대료가 급상승하고 교통마비 현상이 나타나는 등 각종 문제가 발생했던 것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미 남산동 주민공동체인‘ 금샘마을공동체’가 부산외대 캠퍼스 이전에 대한 주민의 반응을 담은 잡지를 펴내는 등 대학의 이전이 지역에 미칠 영향을 걱정하고 있다. 다음 달에는 주민들의 대책회의도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것이 단순한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부산가톨릭대학교(이하 부산가대)와 대동대학교(이하 대동대)의 사례를 살펴보면, 부산외대가 이전해도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 (위부터 부산가대 앞, 대동대 앞의 모습) 부산가대, 대동대가 위치한 곳은 산지에 위치해 교통이 불편하고 유동인구가 적다. 때문에 제대로 된 대학로가 형성되기는 힘들다.

금정구 내 대학은 3곳, 대학로는 1곳

금정구에는 장전동의 우리학교부터 부곡동의 부산가대와 대동대까지 이미 3개의 대학교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부산가대와 대동대에는 대학로가 형성돼있지 않다. 부산가대와 대동대 앞에는 원룸 몇 채와 작은 식당만있을 뿐, 제대로 된 대학로나 유흥가를 찾아보기 힘들다. 고한빈(부산가대 경영 2) 씨는“ 숙식 이외의 시설이 전혀 없어 술을 마시거나 쇼핑을 할 때에는 대부분 부산대 앞으로 간다”며 “편의를 위해 부산대 앞에서 자취하는 학생들도 많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입지가 좋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대학로 및 상권 형성에는 △교통 △유동인구 △주변시설 및 환경이 큰 영향을 미친다. 부산가대와 대동대는 대학로 및 상권이 형성되기에는 모든 조건이 좋지 않았다. 일단 두 곳 모두 교통이 불편하다. 인근에 지하철이 있지만 1km 이상 떨어져 있고, 버스 정류장도 도보로 10분 이상 이동해야 한다. 대부분이 이면도로로 형성돼있어 차량이 오가는 것도 불편하다.

두 학교 모두 산지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점도 작용했다. 거주민과 학교 이용객을 제외하면 유동인구는 거의 없다. 주택과 아파트로 둘러싸여 상권이나 기타 시설이 들어설 만한 부지도 없다. 주위에 초·중·고등학교가 많아 유흥가가 들어서기도 어렵다. 김순식 창업컨설턴트는 “두 학교 모두 들어선 입지가 대학로 및 상가가 형성되기에는 적절하지 못하다”며“ 이에 따라 주변에 있는 거대상권인 부산대학교로 유동인구가 유입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학교의 경우 거주지가 형성되기도 전에 설립돼 대학로 및 상권이 형성되는데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학교 이용자들의 입맛에 맞춰 상권이 형성됐고 유동인구도 늘어났다. 이에 대중교통은 증가했고 원활한 교통을 위해 도로도 지속적으로 개선됐다. 경성컨설팅 최성찬 씨는“ 부산대의 경우는 금정구가 개발되기도 전에 들어서 학교 중심으로 대학로가 형성됐다”며“ 대학로 및 상권 형성의 조건이 적용되지 않는 사례”라고 전했다.

부산외대 이전, 부산대 상권에 득(得)

▲ 부산외대 이전 예정지인 남산동 주변은 주택과 아파트로 가득 찼고 초·고등학교 및 교회, 성당이 있어 유흥가가 들어서기 어렵다. 배후지역인 산복도로에 위치해 대학로가 형성되기는 더욱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금정구 주민들 사이에서는 부산외대가 들어서면 상권이 형성돼 부정적인 영향이 있으리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성정옥(남산동, 57) 씨는“ 학교도 많고 어린 학생들이 많은데 유흥가가 들어서게 되면 교육에 좋지 않을 것”이라며“ 소음, 쓰레기 문제 등 주거환경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밝혔다.

우리학교 학생들과 상인들도 상권형성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학교 앞 상인들은 새로 형성되는 상권에 고객을 잃을까 걱정하고 있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김수만(온천동, 48) 씨는 “부산대 상권이 큰 규모이지만 워낙 업종과 지점이 많아 장사가 잘되는 편은 아니다”며“ 상권이 분리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에 학생들은 유흥가의 확대를 걱정하고 있다. 강은경(문헌정보 2)씨는“ 지금도 대학생들의 문화 공간이 부족한 데, 고객유치를 위해 문화공간을 유흥가가 침범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민들의 걱정은 기우에 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부산외대 대학로도 부산가대, 대동대와 유사하게 형성될 것으로 분석한다. 캠퍼스가 들어설 남산동은 금정구 내에서도 거주 밀집지역에 속한다. 특히 부산외대 부지가 위치한 곳은 번화가의 배후인 산복도로에 있다. 때문에 부산가대, 대동대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하철역과의 거리도 멀고주변에 학교도 많아 대학로 및 상권이 들어서기 어려울 것이다. 주민들도 걱정을 덜게 됐다. 김세정(남산동, 54) 씨는“ 유흥가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걱정할 것이 없다”며“ 오히려 밤에 활기를 띠어 어두운 골목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로 상권도 문화공간과의 공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부산외대 이전에 앞서 우리학교 상권을 활성화하기 위한 ‘부산대 상가발전위원회’가 출범했다. 이들은 젊은 예술가들의 대학로 공연을 활성화해 부산외대 학생들까지 붙잡아두려는 목표를 세웠다. 부산대 상가발전위원회 최주호 사무국장은“ 대학로 문화 활성화를 통해 부산대 뿐 아니라 부산외대의 학생들까지 대학로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전했다.

부산외대 이전 예정지인 남산동 주변은 주택과 아파트로 가득 찼고 초·고등학교 및 교회, 성당이 있어 유흥가가 들어서기 어렵다. 배후지역인 산복도로에 위치해 대학로가 형성되기는 더욱 힘들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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