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관심 받고 싶어‘ 글’을 쓴다. 내가 쓴 글을 누가 읽어 주고, 평해 줄 때 기분이 좋다. 마치 사랑하는 사람에게 관심받기 위해서 연애편지를 쓰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글에는 논리가 없더라도, 진심이 담겨 있고 힘이 있다. 하지만 내가 쓴‘ 기사’에는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다. 그 이유는 내가 부대신문에 들어온 이유 자체가 불순했기 때문이다.

내가 부대신문에 처음 발을 디딘 것은 막연하게 생각해온 기자를 미리 경험해 보기 위해서였다.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는 것들이 나의 적성에 맞는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사회를 변화시킨다거나, 학생사회의 발전에 일조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나는 그동안 단순히 부대신문을 자기계발의 수단으로써 글쓰기 연습을 하고 있었던 것인 줄도 모른다.

지난 8개월 동안 성취를 위한 수단인 줄로만 알았던 신문사가 오히려 나를 지치게 만들었다. 사회부 기자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송전탑으로 삶이 풍비박산 난 밀양 주민들, 난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 등을 만나면 무겁디무거운 삶의 무게로 쓰러져 가는 그분들의 삶의 짊이 나에게 옮아올까봐 겁이 났다. 그들이 나에게 눈물을 보이며 제발 진실을 알려 달라고 호소하지만, 나는 감히 대꾸하지 못했다. 단순히 나의 만족을 위해 기사를 쓰는, 기사를 수단으로 여기는 내가 떳떳할 순 없었다.

솔직히 나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것이 두렵다. 개인의 자존심 문제를 떠나 독자와 동료에게 신뢰를 잃을까봐. 혹은 정말 밤낮할 것 없이 치열하게 취재했던 기사들이 부정당할까 봐 두렵다. 하지만 이번 낙수를 통해 독자와 동료들에게 고백하고자 한다. 나는 지난 8개월 동안 기계적으로 기사를 썼다. 개인의 만족을 위해 기사를 썼다. 이 사실들을 모두 인정한다. 문제 해결의 시작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이번 낙수를 통해 새롭게 나아가고자 한다. 그리고 약속한다.

동료들의 노력에 누가 되거나 독자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리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 우선 취재를 위한 취재를 하지 않겠다. 주변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다. 독자에게 보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두 발로 열심히 뛰겠다. 독자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더욱 치열하게 취재를 하겠다. 마지막으로 나를 위한 기사가 아니라 독자를 위한 기사를 쓰겠다. 변하고자 하는 나의 모습에 건투를 빌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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