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민 연출가는 대중매체가 말하는 욕망에 휩쓸리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지난 28일 15명의 수강생이 수건돌리기를 하듯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극단새벽’ 이성민 연극연출가의 말을 듣는 수강생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이 강좌는 바로 연극연출가 이성민의 기상천외한 철학강좌다. 이 연출가는 “개인의 선택보다는 사회의 요구에 맞게 사는 청년들에게 철학이 삶의 지표가 됐으면 좋겠다”며 강좌를 열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 연출자의 철학강좌 수강생 연령층은 가지각색이다. 앳된 얼굴의 18살 된 학생에서부터 흰 머릿발을 날리는 58년생 아저씨도 있다. 이 강좌를 시작하기 전 항상 하는 것은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이다. 이 연출가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선 사람간의 관계를 맺어야 하는데 자기소개를 통해 서로 알려고 시도해보라는 뜻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연출가는‘ 너’와‘ 나’라는 구분은 경쟁을 만들어내고‘ 너’를 죽이고‘ 나’를 세우려 한다는 사람들의 이기심에서 불행이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나와 너를 구분하지 않는 것이 동양학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이 연출가의 질문이 이어졌다. 이 연출가는“ 질문을 하게 되면 사람들이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스스로 깨우칠수 있는 기회가 된다”며 질문을 많이 던지는 이유를 설명했다.

저번 강좌에 이어 두 번째 철학 강좌의 주제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다. 이 연출가가 말하는 욕망은‘ 필요 이상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욕망이 지극히 후천적이라는 것에 주목했다. 패션잡지가 트렌드를 정확히 알아 맞힐 수 있는 것도 모두 학습 효과라는 것이다. 패션잡지와 광고 등 대중매체에서는‘ 이 유행 아이템이 엘리트집단의 것’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어 이것을 소유하면 그런 사람이 된다고 믿게끔 세뇌시킨다. 이 연출가는“ 발렌타인데이, 화이트 데이 같은 상술적인 이벤트들이 낭만이라는 코드를 써서 판매하는 하나의 상품에 불과한 것”이라며 “정말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강좌는 우리 주변
에서 일어나는 사회현상을 예로 들어 철학이 어렵지 않도록 풀어준다.
 

강좌를 끝마치고 뒤풀이 시간에서는 수강생들끼리 야식을 먹으면서 인사도 나누고 강의가 어땠는지 이야기했다. 강수진(봉래동 19) 씨는“ 사치하던나, 소유욕에 사로잡힌 나를 되돌아보게 됐다”며“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연극연출가 이성민의 기상천외한 철학강좌는 극단새벽에서 금요일 격주마다 열리며 7시 반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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