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3학년이 된 필자에게도 신입생이던 시절이 있었다. 글을 읽는 당신은 이 첫 문장이 아주 뻔하게 들릴 것이다. 그러나 꾹 참고 읽어주길 바란다. 왜냐하면 필자가 하려는 이야기는 뻔하지만 막상 자신에게 닥치면 결코 뻔하지 않은 이야기니까.

신입생이었던 필자는 교지편집위원회에 들어가 1년 6개월간 교지를 만들었다. 패션잡지 에디터가 꿈인 필자에게 교지를 만드는 일은 꽤 흥미로웠고 자기만족과 성취감을 안겨줬다. 첫 교지를 만들었을 때, 필자는 우리 사회의 모든 청춘들이 돈을 좇아 자신의 꿈을 결정짓지 않고 순수한 자신의 열정을 좇아가기를 바라며 쓴 글이 있었다. 지금 그 좇는 과정에 대해 글을 써볼까 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필자의 꿈은 패션잡지 에디터였고 스무 살 때부터는 가고 싶은 잡지사를 정해놓고 소위 말해 한 우물만 팠다. 매달 해당 잡지를 읽고 후기를 써서 보내고 스크랩하고…필자의 노력과 열정이 빛을 발했는지 작년에는 해당 잡지사의 서포터즈로도 뽑혔다. 오로지‘ 서포터즈 창단식’을 위해 부산-서울을 당일로 왕복했고, 잡지사에서 제시하는 미션도 100% 완수했다. 
 
서포터즈 활동이 2개월 차에 접어들자 애독자이던 필자는 해당 잡지사의 변화를 눈치챘다. 메이저 잡지사였던 그 잡지사는 잡지 한 면 귀퉁이에 조용히‘ 작별’을 고했다. 말이 좋아 ‘부록’쯤으로 존재하는 것이지 사실상 폐간됐다는 얘기였다. 그 사실을 처음 접한 필자는 정말 10초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멍-언빌리버블-어이없음-분노-실망’으로 진화해가는 감정과 함께 1년을 기약했던 서포터즈 역할이 막을 내렸다. 그리고 필자가 2년 넘게 간절히 원했던 꿈의 직장도 사라졌다. 신기루처럼. 
 
방황하던 필자의 눈에 띈 건 누군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혜민스님의 글귀였다.‘ 무조건 원하는 대로 되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모든 일이 자기 원하는대로 쉽게 되면 게을러지고 교만해지며, 노력하지 않게 되고 다른 사람 어려움도 모르게 됩니다. 어쩌면 지금 내가 겪는 어려움은 내 삶의 큰 가르침일지 모릅니다.’
 
‘위기-극복’이라는 전개는 뻔하다. 하지만 당신에게 직접 닥친다면 그것은 결코 뻔하지 않은 것이 된다. 필자와 같이 지금, 혹은 훗날 위기를 겪을 당신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위기가 오면 잠시 쉬자. 그리고 자신을 되돌아보자. 그러면 당신도 자신을 되돌아보고 미래의 새로운 자신을 다시금 창조해 가는 시간을 사랑스러워할 것이 분명하다. 우리는 전혀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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