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도서관에서 1인당 1회에 대출이 가능한 책 수와 기간은 학부 학생의 경우 1책 1주일, (중략) 본교에는 현재 열람석 36석⋅장서 수 1800권의 상대과제도서실과 열람석 80석⋅장서 수 2800권의 공대과제도서실이 설치되어있다. 개가식이어서 필요한 참고도서는 얼마든지 자유열람할 수 있어 학생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부대신문 778호 4면, 1980년 2월 23일자)

요즘 학생들이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것처럼 1980년대의 대학생들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캠퍼스 곳곳에서 독서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일상이었고, 책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학생들도 많았다. 덕분에 학교 도서관은 책을 찾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까?
 
1980년 우리학교 도서관에서 학부생이 대출받을 수 있는 책 수와 기간은 1책 1주일으로 현재 10책 10일에 비해 극히 제한적이었다. 당시 학생들에게는 공부에 도움이 되는 참고도서는 물론 여가시간에 즐길 수 있는 문학도서까지 필요했다. 우리학교 졸업생인 이재봉(국어국문) 교수는“ 그 시절에는 문학도서를 찾는 학생이 많았다”며 “시내의 도서관은 물론, 타지역 도서관까지 가서 책을 찾는 경우도 빈번했다”고 말했다. 덕분에 적지 않은 책이 비치돼있던 당시의 과제도서실⋅교양도서실은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우리학교 도서관과 과제도서실의 모습은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도서관을 자주 방문하는 공정표(경영 2) 씨는“ 학교 도서관에서 독서를 하는 모습은 어색하다”며“ 주로 자격증 공부를 위해 도서관을 찾고, 가끔씩 하는 독서는 집에서 즐긴다”고 말했다. 각 단대의 과제도서실 또한 마찬가지다. 이동윤(정보컴퓨터공 2) 씨는 “과제도서실에서 독서를 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나도 시험기간 공부를 위해 찾는 것 이외에는 과제도서실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책을 읽어야 대학생’이라는 인식이 가득했던 1980년대, 30여년이 지난 지금 그러한 인식은‘ 취업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하는 대학생’으로 변모했다. 이재봉 교수는“ 그때는 취업을 걱정하던 시대가 아니었다”며 “취업에 대한 압박이 대학생들과 독서를 멀어지게 한다”고 전했다. 한때 대학문화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독서토론을 비롯한 친목활동, 소통의 공간이었던 도서관. 지금은 취업을 위해 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하다. 
 
이러한 모습과 함께 여러 곳에 흩어져있던 책들도 대출의 효율성을 위해 한 곳으로 모아졌다. 현재 우리학교 도서관은 장서를 보관하고 있는 제 1도서관과 열람실 위주의 제 2도서관이 분리돼있다. 도서관 기획전산팀 홍성철 씨는“ 공간의 효율적 사용을 위해 분리했다”며“ 제 1도서관은 대출, 제 2도서관은 쾌적한 학습공간으로 나누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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