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 이남원(윤리교육) 교수

 

“설움으로, 혹은 분노(憤怒)로, 혹은 욕정(慾情)으로 마음이 뒤흔들리거나, 또는 모든 일이 뜻 같이 아니하여, 세상이 귀찮고, 아름다운 친구의 이야기까지 번거롭게 들릴 때, 나는 흔히 이 견인주의자(堅忍主義者) 황제를 생각하고, 어떤 때에는 직접 조용히 그의 명상록을 펴 본다”.

고 서울대 이양하 교수 의‘ 페이터의 산문’ 이라는 유명한 수필의 한 구절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명상록>을 이렇게 설명한다. 이남원(윤리교육) 교수는 고등학교 시절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이 수필을 통해 명상록을 처음 접했다. 이남원 교수는“ 고등학교 때 이 글을 접하고 큰 감명을 받았다”며“ 많은 고전 중 명상록을 택한 이유는 침잠(沈潛)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요즘 학생들이 명상록을 통해 침잠하는 시간을 갖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명상록>이 고전으로 전해지는 이유 또한 로마 황제의 깊은 사유의 흔적이 이 책에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명상록>은 특정한 주제로 길게 서술된 산문이 아니다. 마르쿠스가 머리에 떠오르는 상념들을 기록해 둔 개인적인 일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남원 교수는“ 한 번에 죽 읽어나가기 보다 항상 옆에 두고 한 구절씩 읽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 책은 어떤 목적이나 메시지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써나간 책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장점에 대한 생각, 읽은 책에서 베낀 구절, 자신을 꾸짖는 말 등이 섞여 있어 혼란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용이나 흐름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마르쿠스가 처했던 상황과 그의 사상을 파악하는 게 책을 읽는데 도움이 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의 황제이자 스토아학파의 철학자였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로마제국의 혼란기로 당시 경제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외적의 침입이 잦았고, 내부적으로는 페스트가 유행했으며, 게르만족과의 전쟁에 시달렸다. 마르쿠스의 <명상록>은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신의 내면을 수양하고 반성하는 거울이었다. 이 교수는 “<명상록>을 읽을 때 조금 더 수월하게 읽고 싶다면 로마 제국의 역사와 마르쿠스의 철학사상을 알 필요가 있다”며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와 헬레니즘, 로마시대의 철학사상에 대한 입문서 정도를 읽으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번역본의 선택에 있어서는 읽기 쉬운 번역본과 원문에 충실한 번역본 중 본인의 목적에 맞게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시중에 널리 알려져 있는 번역본으로는 천병희 교수의 <명상록>과 읽기 쉬운 번역본으로는 조지 롱이 영역하고 안정효가 한역한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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