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부산의 문화를 담아온 잡지가 있다. 부산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이하‘ 부산 민예총’)의 문화잡지 <함께가는 예술인>이다. <함께가는 예술인> 43호를 앞에 두고 발행을 이끌어가는 세 사람을 만나봤다.

<함께가는 예술인>은 첫 발행부터 부산 민예총의 소식만 담아왔지만 2010년 개편 이후로는 부산 민예총뿐만 아니라, 부산 및 전국의 문화.예술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예술인이라면 자유롭게 글을 실을 수 있고, 독자들에게도 지면을 개방했다. <함께가는 예술인>의 가장 큰 위기도 이 때 다가왔다. 배은희 편집위원은“ 기존의 회원들 중‘ 단체에서 만드는 잡지라면 단체 내의 이야기를 더 많이 담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반대의견도 있었다”며 “그러나 외부 필진의 기사로도 우리의 색깔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함께가는 예술인>은 계간지 형태에서 지난해 두 달에 한 번 발행하고 2번은 특집호를 발행하는 형태로 변했다.

이 잡지의 중심 논조는‘ 모두가 읽을 수 있는 쉬운 글을 쓰자’와‘ 예술잡지다운 발랄함을 가지자’다. 조동흠 글다듬담당자는“ 문화·예술을 잘 알지 못해서 향유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감상자들이 적극적으로 예술을 향유하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 기존 잡지가 유지하고 있던 딱딱한 기사체의 글보다 부산사투리를 쓰거나 시나리오 형태의 기사를 택했다. 컨텐츠도 다른 예술가들이 만든 것을 따라 취재하기보다 <함께가는 예술인>제작자들이 직접 판을 벌여 감상자를 모으고, 이를 생생하게 담는 것을 시도했다. 임태환 작은편집장은“ 이번 43호에 실린‘ 독립과 영화사이’의 포스터는 우리가 직접 만든 이벤트를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해 <함께가는 예술인>은‘ 상식의 파괴와 전복’이라는 연간 기획물을 싣게 된다. 전통예술을 주로 다뤄왔던 기사 주제의 폭을 넓히고자 다른 분야의 예술에 대한 6개의 기사를 선보이게 되는데, 이번 호는 각국의 거리예술과 문화예술 협동조합 등을 다뤘다. 이번 호의 표지에 실린‘ 괴’자라는 글자 역시 기획물의 제목에서 따온 글자다. 조동흠 담당자는“ 올해는 전문필진을 섭외해 예술하는 사람들의 고민을 더 깊게 다룰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발행에 대해 제작자들은 잡지뿐만 아니라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독자들과 만날 것을 이야기했다. 배은희 편집위원은“ 지금까지 진행했던‘ 배배소리’프로젝트를 계속하고 영화제와 같은 프로그램을 직접 만들 것”이라며 “협동조합을 만들어 문화활동도 이어가고,‘ 지역잡지 네트워크’를 통해 다른 지역의 문화지와도 교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배소리’는 ‘배고픈 예술가들의 배부른 소리’의 줄임말로, 여러 문화.예술인들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전하는 시리즈물이다.

<함께가는 예술인>의 세 제작자는 ‘독립잡지’에 대해‘ 자유로 향한 창구’라는 의견을 보였다. 임태환 작은편집장은“ 상업 잡지와는 달리, 하고싶은 말들이 많은 예술인이나 예술 감상자들이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대신’ 해줄 수 있는 창구”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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