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씨는 중간고사를 끝낸 후 울적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평소 자주 가던 클럽을 찾았다. 오랜만에 느끼는 자유로움에 신이 난 H씨는, 큰 음악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 옆에서 밤늦게까지 춤을 췄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귀에서‘ 삐-’하는 소리가 나고, 멍멍한 느낌을 받았다. H씨는 이비인후과에서‘ 소음성 난청’을 진단받아 한동안 클럽 대신 병원에 다녀야 했다.

 

난청·이명 유발하는 큰 음악소리

H씨는 오랜 시간동안 큰 음악소리에 노출됐기 때문에 소음성 난청에 걸렸다. 소음성 난청은 소음에 오래 노출되어 소리를 잘 들을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소리의 정도가 110dB(데시벨)을 넘기면 소음성 난청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는데, 헤비메탈 음악의 경우 평균 140dB에 육박한다. ‘김남주이비인후과’ 김남주 원장은 “최근 작업장 환경은 좋아졌으나 유흥시설이 늘어나면서 젊은 사람들이 난청에 걸리는 비율이 높아졌다”며 “클럽이나 노래방처럼 밀폐된 공간에서 발병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짧은 시간동안 큰 소리에 노출될 경우, ‘급성음향외상’에 걸릴 수 있다. 이는 난청의 한 형태로, 달팽이관 외유모세포가 손상되는 것을 의미한다. 급성음향외상에 걸릴 경우 귀의 통증을 동반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큰 음악소리 뿐 아니라 군대에서 사격이나 대포소리로 인해 이와 같은 질병에 걸릴 수 있다.

큰 음악소리는 청각을 손상시킬 뿐아니라 폐 기능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큰 소리는 에너지가 크기 때문에 진동이 강력한데, 이것이 호흡곤란과 가슴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의학잡지 <소락스(Thor ax)>에는 큰 음악소리 때문에 기흉이 생긴 환자 4명의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소리 없이 눈을 공격하는 레이저 조명

클럽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은 무대를 화려하게 수놓는 조명이다. 특히 레이저빔은 무대조명으로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레이저는 한 줄기광선에 에너지가 집중되기 때문에 눈에 직접 노출될 경우 심각한 안구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레이저빔을 맞으면 몇 초간 눈이 뿌옇게 되면서 일시적인 시력 상실 상태가 되고, 망막의 중심인 황반부가 화상을 입으면 영구적인 시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이승우(동국대 경주병원 안과) 교수는“ 고에너지 레이저는 짧은 순간의 노출만으로도 백내장이나 시신경 출혈, 부종 등 심각한 손상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과 2011년에는 클럽에서 여대생이 레이저 조명으로 인해 시력 손상을 입은 사례가 있다. 또한 2008년 러시아의 야외 음악 공연장에서는 레이저 쇼를 즐기던 관람객 수십 명이 망막화상을 입어 실명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이승우 교수는 “레저시설이나 야외무대에서 사용되는 레이저 조명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된다”며“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안전하게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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