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박정원(상지대 경제) 교수

박정원 교수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의 회원으로, 평소 대학평가와 관련된 다양한 토론·발표회를 진행하며 문제 해결에 힘쓰고 있다. 박 교수에게 언론사 대학평가에 대한 바람직한 인식에 대해 들어봤다.

언론사 대학평가의 영향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학생들은 명성만을 기준으로 대학을 선택하던 관행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제는 대학의 교육내용과 성과, 연구역량 등을 기준으로 지원하려는 경향이 많이 나타난다. 따라서 언론사의 대학평가가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정 대학이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언론사와 ‘검은 거래’를 한다는 소문도 있다

순위를 올리고자 하는 대학과 광고료 수입을 증가시키고자 하는 언론사 양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사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는 평가결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게다가 국내 주요 보수언론들은 특정한 사립대학과 특수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기 힘들다고 본다. 영미의 대학평가 언론사인 <The Times>, <Guardian> 등은 특수 관계에 있는 대학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내에서 대학평가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학을 평가하는 것 자체가 근본적으로 잘못된 발상인가

학생과 학부모 나아가서는 고용주, 시민사회단체 등이 대학에 대해 궁금해하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평가 자체는 필요하다. 실제로 대학 간판만 내걸고 질 낮은 교육을 하는 곳도 있으므로 이를 밝혀낼 필요가 있고, 독특한 교육이념이나 방식이 있다면 이를 검정받는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평가는 이처럼 순기능보다 교육의 획일화를 부추기는 역기능이 더 크다. 평가지표의 점수를 올리는 것이 가장 잘하는 교육인 것처럼 인식되고, 이를 기준으로 대학교육이 재편되면 자칫 언론사들의‘ 대학 길들이기’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 취업률을 중요시 한 언론평가에 목을 매다 보면 본래의 교육목적은 희생되기 마련이다.

 

대학평가의 개선이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무엇보다도 평가결과를 신뢰할 수 있도록 지표를 조정하고, 대학사회 내부의견을 반영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단지 언론의 대학평가에 따라 대학운영이 이뤄질 경우, 대학의 본래 기능인 교육과 연구기능은 사라지게 된다. 따라서 언론이 아닌 학내구성원이 바라보는 대학의 모습을 반영하는 평가로 개선돼야 한다. 그래서 고려돼야 하는 것이‘ 동료평가’다. 이는 대학 구성원들이 다른 대학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언론 대학평가의 폐단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내구성원들은 대학평가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대학평가가 특히 구조조정의 유혹의 형태로 나타나면 학내에 심각한 갈등을 유발하게 된다. 학내에 과잉 투자된 분야가 있다면 이를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나, 단지 취업률이나 충원율 지표를 올리기 위해 학과를 통폐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구성원들이 지표의 단기적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대학의 참된 모습을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학내구성원이 만들어 가는 대학의 모습은 언론자본이 만들어가려고 하는 대학의 모습과 다르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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