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언론사 대학평가는 1994년 <중앙일보>를 기점으로, 2009년 <조선일보>·QS, 2010년 <경향신문>, 올해 <동아일보>까지 합류해 4개의 메이저 언론사가 대표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각 언론사는 자체적으로 대학평가팀을 꾸리거나, 외부 평가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는 방식으로 대학들을 평가하며, 각자 다른 관점과 평가 지표로 대학들의 순위를 매긴다.

우리학교는 현재 공식적으로 중앙일보 평가와 조선일보·QS평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

▲ 일러스트 권나영

우수 대학의 기준은… 연구? 교육 취업

언론사마다 중점을 두는 평가지표는 제각각이다. <중앙일보>의 대표적인 대학평가인 ‘대학종합평가’의 경우 300점 만점에 교수연구(100점)와 교육여건 및 재정(90점)이, <조선일보>의 경우 100점 만점에 학계평가(40점)와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수(20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 언론사 모두‘ 교수 연구 부문’에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경향신문>은 기존‘ 대학지속가능지수’라는 새로운 개념의 대학평가지표를 개발했다. 이 대학지속가능 지수는 △전임교원 확보율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 △1인당 장학금 △등록금 환원율 등 교육관련 지표가 18개에 달하며, 모두‘ 학생 중심’의 지표를 지향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 기존 언론사가 실시하지 않았던 학생 만족도조사도 함께 실시해 점수에 반영한다. 반면, 취업률은 반영하지 않는다.

<동아일보>의 경우‘ 청년드림대학평가’라는 이름 아래 취업지원 역량을 중심으로 최우수·우수 대학을 각각 선정했다. 구체적 지표로는 △재학생 심리 및 인정성 검사만족도 △취업·창업 동아리 만족도 등이 있다. 대학교육연구소 박거용 소장은 언론사의 대학평가에 대해“ 각 언론사마다 중점을 두는 부문들이 다르며 이는 평가에 있어 언론사의 주관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대학 서열화와 각종 부작용을 낳는 대학평가

언론사 대학평가는‘ 경쟁을 통한 대학교육의 질 향상’을 표방하고 있지만 대학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점과 평가에 따른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대학교육연구소 이수연 연구원은“ 언론사들은 새로운 방식의 평가를 통해 대학사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서열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다”며 “기존의 평가와 지표를 차별화한다고 하는 <경향신문>, <동아일보> 대학평가도‘ 대학 서열화 조장’이라는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표를 높이기 위해 대학 내에서는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하며, 몇 몇 지표들은 국공립대에 특히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전국국공립대학교교수회연합회 이병운(국어교육) 회장은“ 국제 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점수가 높게 평가되다 보니 국내 논문을 경시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며“ 한국학 등의 국내 연구는 외국 저널에 있을 수도 없고, 실린 논문이 국내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보다 더 나을 수도 없다”고 전했다. 실제로 한 언론사의 연구부문 평가 지표의 경우 교수당 국내논문 점수가 15점인 반면, 국제학술지 논문의 점수는 30점이다. 대학평가업무를 담당하는 기획처 임재현 씨는“ 언론사의 평가 지표의 경우 사립대에 유리한 지표가 대부분”이라며“ 국립대의 경우 국비로 지원되는 장학금의 비율이 높은데, 장학금 지급률 지표에는 사설 장학금만 포함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학이 평가에 지나치게 치중해 대학 본연의 기능을 무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거용 소장은“ 평가 아래 대학들의 대학 연구·교육 환경 같은 부분은 경쟁하면서 나아질 수도 있지만 대학이 본연의 기능이 아닌 평가에 치우쳐서 교육보다 평가를 우선시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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