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역과 도교의 만남

신문, 잡지에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까지 쉽고 간편한 ‘사주보기’가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과거의 사주는 학문적인 성격이 강해 소수들의 전유물로 인식되곤 했다. 그들은 자신이 배운 사주팔자를 미래의 지침으로 삼으며 ‘행복하게 사는 법’을 계획해 나갔다. 우리학교에도 이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민영현(철학) 강사의 ‘주역과 도교의 만남’이 있다.

이 수업은 일주일에 한 번 열리며 60명의 학생이 참여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수업은 30년 동안 철학과 전공 수업으로 진행되었으나 기존 수업의 분반이 줄어들면서 이번 학기부터 교양과목 ‘주역과 도교의 만남’으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금요일 한 시 반, 수업을 시작하기 전민영현 강사는 현재 시각과 성별 등 수업에 필요한 정보를 칠판에 적었다. 본격적인 수업은 지명론, 동양 형상학, 주역, 도교 등 철학적인 이야기로 시작됐다. 그는 때론 학생들의 엄마나 나쁜 친구역할을 맡으며 수업 내용을 실감나게 설명했다. 이후 수업 초반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칠판에 적힌 사주 예시 안을 학생들과 해석해나갔다. 칠판에 사주 풀이가 끝난 뒤에는 학생들의사주 풀이가 시작된다. 이 때문에 쉬는 시간에는 자신의 생일과 태어난 시간 등을 적는 학생들로 교실 안이 붐볐다. 학생들의 사주결과가 ‘엄마한테 잘해라’, ‘혼기를 놓칠까 걱정된다’라는 나올 때면 학생들의 웃음이 터져 나왔다. 차새로(노어노문 1) 씨는 “호기심에 칠판에 나가 적어본 적이 있는데, 결과에 상관없이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흥미를 표했다.

학생들은 이 수업이 재미있는 이유로 사주풀이라는 수업소재와 자유로운 분위기를 꼽았다. 박근영(무역 2) 씨는 “다른 수업에서 다루지 못하는 학문을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새롭다”며 “교수님의 재미있는 말투와 자유로운 수업방식이 좋다”고 말했다.

이 수업의 과제와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모두 주변 사람들의 사주를 봐주는 것이다. 사주 풀이법을 실제로 적용해봄으로써 서로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아평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지난 과제는 부모님의 사주를 보는 것이었다. 민영현 강사는 “부모님의 사주를 보면서 부모님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길 바랐다”며 취지를 밝혔다. 또한 중간고사는 주변인의 사주를 봐준 뒤 레포트 형식으로 제출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친구의 사주를 보면서 사주 풀이하는 법을 연습할 기회를 가졌다. 앞으로 있을 기말고사에는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사주를 풀어볼 예정이다. 민영현 강사는 “한 학기 동안 배운 내용을 통틀어 학생들이 직접 자신에게 적용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민영현 강사는 사주는 믿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사주에 따라 운을 쓸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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