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올해로 51회째를 맞이한 부대문학상 응모가 마감됐다. 문학상의 계절을 맞아 전국 여러 대학들이 문학상을 공모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와는 달리 낮은 참여율을 보이며 학생들에게 외면 받고 있어 이전보다 낮아진 위상을 반영했다.

과거 대학문학상은 ‘문인 등용문’이라고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고 응모가 활발했다. 조정래, 양귀자, 성석제 등의 유명한 작가들도 대학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하지만 오늘날 대학문학상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숙명여자대학교는 올해 숙대문학상 응모를 받지 않았다. 올해부터 행사 예산이 삭감됐고, 참가율 또한 저조한 것이 이유다. 숙대문학상을 주관하는 숙대신보 관계자는 “참여율이 낮으니 상을 수여할 만한 작품이 많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내년에 응모를 받을 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명지전문대학의 백마문학상 또한 지원자가 줄어드는 추세다. 응모작품 수가 적어서 올해는 운문과 산문을 이중지원하는 것까지 허용했으나 운문 29작품, 산문 17작품에 그쳤다. 전남대학교의 오월문학상도 올해는 열리지 않았다.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2년에 한 번 여는 것으로 결정했으나 당장 내년 문학상 개최 여부는 불투명하다. 오월문학상을 주관하는 전남대 교지편집위원회 관계자는 문학상의 위기에 대해 “대학생들의 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대학문학상이 위기를 맞고 있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대학문학상의 주체인 대학생들이 과거에 비해 문학에 대한 관심도가 낮은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황창록(중어중문 1) 씨는 “이상문학상 등 문학상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대학문학상의 존재는 몰랐다”며 “문학에 대한 관심 자체가 별로다”고 말했다. 현대사회의 환경이 문학을 하기에 맞지 않아 문학의 존재 자체가 위기에 처했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작가회의 부산지회 박형준 사무국장은 “요즘 학생들은 문학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학을 가치 있게 평가하지 않는 환경이 학생들의 생산욕구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 과거 부대문학상에 당선된 사람들이 상을 받고있 는모습이다(사진=부대신문 DB)

대학문학상을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학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제도를 개선하는 등 대학과 문단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형준 사무국장은 “대학 측에서 문학상을 일회적인 행사로 보지 않아야 한다”며 “장기적인 시각에서 학생이 문학생산자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동아대학교의 동아문학상은 참여대상을 넓히고 모집 장르를 다양화해 높은 참여율을 이끌어내고 있다. 동아대학교 교지편집위원회 관계자는 “매년 시 70편, 소설 40편, 시나리오 20편 정도가 응모되고 있다”며 “동아대학교 학생 뿐 아니라 전국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모집해서 응모 작품 수가 많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참여 학생들의 관심을 높일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 여타 대학문학상에 비해 매우 참여율이 높은 대산대학문학상은 학생들의 참여를 위해 동기부여에 힘쓰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장근명 대리는 “대산대학문학상은 등단과 밀접하게 연관돼있고 상금 액수도 높다”며 “일반 대학문학상도 참여 학생들에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잡지 <시와 사상>의 발행인인 김경수 씨는 제 16회, 18회 부대문학상 시부문에 당선했다. 그는 수상 당시를 회상하며 “70~80년대에는 대학에 문학 관련 동아리도 많았고 학생들이 문학에 매우 관심이 많았다”며“ 당시 대학문학상은 전문 문인으로 등단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대학문학상이 위기인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했다. “당시의 대학문화는 문학에 대한 긍지가 높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이 씁쓸하다”며 “대학생들 스스로문학의 주체로서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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