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영화감독 김기덕, 시월제 명사초청 특별 강연회 ‘<뫼비우스>를 통해 보는 김기덕 감독의 삶과 영화’

 

지난 7일 오후 3시, 10·16기념관에서 시월제 명사초청 강연회의 일환으로 김기덕 감독과의 간담회가 열렸다. 그의 최신작 <뫼비우스>를 다함께 관람한 후, 관객들은 무대에 오르는 김 감독을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간담회는 관객들이 질문하고 김기덕 감독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김기덕 감독은 자신을‘ 야생동물’에 비유했다. 최근 도시에 살면서 특유의 ‘날 것’ 느낌을 잃어버렸는데, <뫼비우스>를 만들면서 다시 야생미를 찾았다는 것이다. 그는“ 영화를 보고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여러분이 대단하다”며 저녁시간이 아님에도 많은 학생이 모인 것에 감탄했다. 김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남성중심주의에 대한 공격이다’라는 평을 받았지만 사실 그럴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살아가면서 지적으로 성장하고 가치관을 가지는 등 인위적인 방식으로 설계된다고 한다. 하지만 <뫼비우스>는 이처럼 인간이 설계되기 전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뫼비우스>를 상영한 직후였기에, 작품에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졌다. 김기덕 감독은 많은 질문에 때로는 속 시원하게, 때로는 말을 아끼며 답변했다. 김 감독은 먼저 이번 작품에 대사가 없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영화가 수출되는 과정에서 번역 때문에 대사의 뉘앙스가 잘 전달되지 않을 것을 걱정했다. 또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는 대화가 아닌 울음, 웃음, 신음 소리가 가장 중요한 대사이며, 연기자의 표정이 많은 것을 보여주기 때문에 대사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영화에서 중요한 소재인 ‘성기’의 해석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말하는 순간 관객들이 그 해석에 사로잡혀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또한 김기덕 감독은 자신의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내 영화가 역겹고 아프다고 하지만 그게 현실”이라며“ 현실을 견딜 수 있는 영화, 저항하는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영화에는 그의 삶이 묻어난다. 그는 빛과 어둠, 흑과 백이 결국에는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남들이 불행하다고 말했던 나의 삶이 모두 지금의 영화를 만들 수 있게 했다”며“ 빛과 어둠, 흑과 백이 서로 바라보고 있고, 그것들이 다르지 않음을 안다면 인생을 조금 깨달은 것”이라고 전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기존의 형식이나 상식을 깨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만큼, 김 감독은 현재를 살아가는 20대에게“ 우리에서 나와야한다”고 조언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우리’란 스스로 답답하다고 느끼는 것, 자신을 가둬둔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다. 이 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내가 나를 깨달아 가는과정’이다. 우리에서 뛰쳐나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며 견딜 줄 아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많은 질문에 답한 김기덕 감독은“ 오늘의 대화는 학생들과 내가 인생을 함께 보낸 시간”이라며“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던진 이야기가 아니므로 나도 늘기억하며 살아가겠다”라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간담회가 끝난 후, 학생들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정소현(식품영양 1) 씨는“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그의 솔직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서 기뻤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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