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뿐 아니라 부산에서도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들이 생기고 있다. 부산에 총 6개의 미리내 가게가 있는데, 그 중 실제로 사람들의 참여가 이뤄지는 곳은 두 군데였다. 지난 10일, 기자가 직접 부산의 미리내 가게에 방문해보았다.

먼저 찾은 곳은 미리내 가게 사하 1호점이었다. 가게의 상호가 바뀐 사실을 모르고 헤매다가, 가게 문에 붙어있는 미리내 캐릭터를 보고 찾아 들어갈 수 있었다. 모든 미리내 가게의 문에는 파란색 별 모양 모자를 쓴 캐릭터와 함께 무엇을 미리 내고 갔는지를 기록한 알림판이 붙어있다. 원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미리 금액을 내고, 그 금액만큼의 쿠폰을 미리내 쿠폰함에 넣을 수 있다. 그러면 가게 주인이 쿠폰 수를 센 다음 메뉴와 함께 미리내 알림판에 적어놓는다. 특정 인물을 지정해서 선물할 수도 있고, 아무나 이용하도록 할 수도 있다. 사람들은 알림판에 적혀있는 쿠폰의 내용과 수량을 보고 가게에 들어가 사용 가능하다. 미리내 가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누군가 미리 낸 쿠폰이 어디에 쓰였는지 알 수 있다. 미리내 가게 사하 1호점은 시작한 지 1주일도 되지 않은 때라, 알림판에는 아메리카노 1잔만이 적혀 있었다.

미리내 가게 사하 1호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노학 사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미리내 가게를 알게 됐다”며 “먼저 도움을 받은 사람이 나중에 다시 나누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참여 중”이라고 밝혔다. 나눔이 확산되길 바라는 희망을 가지고 기자도 ‘미리 내’ 보기로 했다. 커피 5잔과 빵 4개 가격을 미리 내고 쿠폰을 미리내 쿠폰함에 넣었다. 기자에 이어 박노학 사장도 나눔에 동참했다. 미리 낸 내용이 바로 미리내 알림판에 적혔고, 몇 분 후 페이스북에도 사진과 함께 게시됐다.

기자는 페이스북에 미리 낸 쿠폰의 내용이 많이 올라와 있는 미리내 가게 광안리 1호점에도 방문했다. 미리내 쿠폰함에 쿠폰은 많이 들어 있었으나 실제로 사용하는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부산에 있는 나머지 미리내 가게들에는 쿠폰을 넣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미리내 가게 부산 사하 4호점 관계자는 “홍보는 잘 이루어지고 있으나 사람들의 관심이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나눔 문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노학 사장은 홍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기보다는 내가 먼저 발품을 팔아 홍보해야 한다”며“ 아직 많은 사람들이 낯설어하지만, 많이 전파된 후에는 사람들의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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