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성평등상담센터 신채영 전임연구원

 

성인이 된 후, 애인이나 선후배 사이 등 남녀 사이에서 일어난 말 못할 성고민으로 괴로워한 적 있는 학생이 있을 것이다. 우리학교에 그런 학생들을 위해 항상 열려있는 기관이 있다. 문창회관에 자리한 성폭력상담센터가 바로 그곳이다. 학생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테이블과 자료로 가득한 책장이 있는 소박한 센터에서 신채영 전임연구원이 기자를 맞이했다.

성평등상담센터는 2005년 여성연구소 산하에서 설립될 당시 ‘성폭력상담센터’라는 이름이었으나 지난 3월 독립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바뀐 이름대로 하는 일도 많아졌다. 학내의 성 관련 사건을 접수하고 조정할 뿐만 아니라 각종 프로그램과 교육도 담당하게 됐다. 신 연구원은 “하지만 역시 여기가 우선시하는 업무는 학내 구성원 사이에서 벌어지는 성희롱·성폭력 사건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윤리교육과와, 지난 학기 모 학과에서 불거진 성희롱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중심에 서 있었던 것이 바로 성평등상담센터다.

센터는 이러한 사건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과 각종 프로그램도 상시 진행한다. 교수, 교직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교육을 진행하고 성평등 사진작품을 공모하는 등의 프로그램 역시 여러 해를 걸쳐 계속하고 있다. 신 연구원은 “대동제에 ‘성문화제’ 부스를 열어 성적자기결정권 검사를 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성과의 성고민, 성차별 문제 등도 이곳에서 상담 받을 수 있다. 신 연구원은 “대학생이란 것은 곧 성인이고, 성 문제에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것”이라며“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선뜻 하기 힘든 이야기는 이곳에서 털어놓으면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참여율이나 상담 수가 저조해 신 연구원은 연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홍보 부족인지, 혹은 성에 대한 껄끄러움 때문인지 학생들이 선뜻 찾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연구원은 센터에서의 상담이 자율적이고 내용도 철저히 비밀로 보장되며, 내담자에게 강제로 답변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에 덧붙여 학교생활 중, 학생들이 상기해야 할 것들을 충고했다. 신 연구원은 “성적자기결정권을 가지는 것과, 식상하지만 남에 대한‘ 존중’을 몸에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성행위의 주체가 되든 객체가 되든 자신이 현재 어떤 마음인지 확실히 하고, 이를 상대에게 표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남녀 사이에서 의도치 않게 던지는 농담도 상대에게 큰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의도하지 않은 언행도 성희롱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평등상담센터는 앞으로도 학생들을 위해 유익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다음달에는 성차별에 대한 이해를 위해 5회에 걸친 집단상담도 진행한다. 지금껏 홍보가 되지 않아 학생들의 손길에서 멀어졌다는 점을 감안해, 학교 홈페이지나 교내 방송 등을 통해 센터를 알리는 활동도 시작한다고 한다. 신 연구원은“ 학생을 직접 만나보며 일하기 위해 만들어진 기구인 만큼, 많이 찾아와줬으면 한다”며 웃었다. 말 못할 성고민이 있는 학생들은 주저 말고 문창회관 2층 복도 끝에 자리한 센터를 찾아가보자. 조용히 귀 기울여주며 친근하게 조언해주는 신채영 연구원이 여러분을 환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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