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의 생명과학과가 최근 부산캠퍼스 내에서 출현하는 새의 종수를 파악해보니 무려 24종에 이르렀다. 쉽게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하천이 캠퍼스 중앙을 가로지르고, 그 물웅덩이에는 물고기가 산다. 또 주변이 나무가 빽빽한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세계적으로도 자랑할 만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1947년 개교 당시 장전동 캠퍼스는 주변이 산과 들판으로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도시 외곽에 위치했었다. 그만큼 환경이 좋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산의 인구가 400만 명에 육박하고, 대학의 인구가 70년대 초 5000명에서 현재 25000명으로 크게 늘면서 캠퍼스 주변 환경과 건물 인프라가 조밀하고 삭막하게 변해버렸다. 이제 되돌릴 수 없는 도심형 대학캠퍼스가 되어 버린 것이다.

90년대 이후 2~3년에 건물이 1~2개씩 신축되면서, 장기적인 마스터플랜 하에서 건물간의 유기적인 연관성과 활용성연계보다는 단위사업으로 건물을 한 동씩 짓는데 급급했다. 이로 인해 건물 외관이 매우 다양하게 되어, 아무리 고민해도 통일성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길마다 상이한 6~7가지의 교내 인도 포장재료나, 5~7 종류의 벤치나 가로등 등 총체적인 난개발의 흔적이 도처에 흩어져 있다. 일부 건물은 주차장이 부족하여 매우 불편한 상황이고, 학기 중에는 매우 붐비는 과밀 수준에 다다랐다. 4~5년 전부터 새롭게 조성되고 있는 양산 캠퍼스 또한 같은 시행착오를 겪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제 도심형 캠퍼스로서 피할 수 없는 주변 상황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 장전캠퍼스를 어떻게 재창조하는 것이 바람직할까? 첫째, 우리대학의 시설유지 담당 부서나 구성원 모두가 존중하고 따를 기본 마스터플랜이 준비되어야 하며, 이 계획에 따라 교내의 어떠한 구조 변경도 -건물신축, 도로, 보행권역, 인도, 건물, 주차장 등- 심의 위원회를 통과한 이후 추진이 되어야한다.

둘째, 이미 늦은 감이 있지만 캠퍼스가 경사진 산비탈에 위치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주차공간 조성 등 지하공간을 최대한 지혜롭게 활용하면서 지상부를 주변경관과 조화롭게 배치하여야 한다.

셋째, 단과대학별로 해당 단과대학 내의 학과들 간의 교류를 증진시키고 진정한 융·복합연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단과대학을 뛰어넘는 융·복합이 필요한 학과 간의 단일건물 활용방안, 혹은 회랑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확보 할 필요가 있다.

캠퍼스가 아름답고 효율적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세계 최고의 대학이 되는 것은 아니나, 교정의 의자하나, 보도블록 하나까지 세심하게 생각하지 않고 순간순간 대처해 온 지나온 과거를 반성하고 새로운 관리지침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물리관과 문창회관 앞과 같이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정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공간은 자연환경을 최대한 존중하는 면에서 새롭게 정비가 되어야 한다. 1959년 완공된 인문관과 같은 시대를 뛰어 넘는 건축물들이 넘치고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세계 최고의 캠퍼스 공간으로 재창조되길 기대한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