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보(안녕), 내가 만난 세상

   
배현진(예술문화영상 3)씨가 마음의 위안이 되었던 아프리카 초원 사진을 펼쳐보인다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다고 하면 ‘봉사활동을 하러 가느냐’고 되묻는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라고 말하는 배현진(예술문화영상 3) 씨의 목소리가 다부지다. 현진 씨는 지난 1월, 아프리카 대륙 문화사절단의 팀장으로 여행을 시작해 51일간 케냐, 탄자니아, 잠비아, 나미비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5개국을 누비고 돌아왔다.


  그녀의 아프리카 여행 최종목표는 빅토리아 폭포에서 번지점프를 하는 것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알고 지낸 동생이 1년간의 세계여행기를 책으로 펴냈어요. 그 책을 읽다가 문득 나도 잠비아에 있는 빅토리아 폭포에서 번지점프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프리카에 대한 그녀의 꿈은 그렇게 단순하게 시작되었다.


  현진 씨가 실제로 만난 아프리카는 흔히 떠올리는 사자가 어슬렁거리는 ‘동물의 왕국’과는 거리가 멀었다. “아프리카에는 차도 많고, 사람들이 신발은 안 신어도 휴대폰은 가지고 다녀요”라고 설명한다. 대중매체에 비쳐진 아프리카 기아 어린이는 모금을 위한 소수의 모습이라고. 현진 씨는 “그렇게 모금된 돈으로 아프리카에서 호화롭게 생활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충격 받았다”고 말한다.


  여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현진 씨 일행은 대학생 문화사절단으로서 아프리카에 한국문화를 전파하자고 뜻을 모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프레토리아 대학에서는 하회탈을 나눠주고 한글이름을 써주는 문화행사를 진행했다. 이것이 의미 있게 기억되는 이유는 관계가 소원했던 한인 학생들이 서로에게 마음을 열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현진 씨는 “행사에서 처음 만난 한인 학생들이 이후에도 한국을 알리기 위한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뜻을 모았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죠”라며 웃어 보인다.


  “3, 2, 1 번지!”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를 아프리카로 이끌었던 꿈이 현실로 이루어졌다. 111m의 빅토리아 폭포, 아파트 49층 높이의 점프대를 떠나자 형언할 수 없는 세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발끝 너머로 보이는 폭포가 어찌나 아름다운지 내려오는 순간까지 소리를 질렀어요. 드디어 해냈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찼죠”라고 말하는 현진 씨의 눈동자가 빛난다.     하늘이 가까운 고원, 우유를 뿌려놓은 듯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와 별똥별. 탁 트인 초원 위에서 느끼는 해방감에 바람을 맞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현진 씨는 자연 속에서 가장 큰 감동과 위안을 받고 돌아왔다. “여행이 끝나면 희미한 현실이 뚜렷해지길 바랐지만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해결된 문제는 없었어요”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그러나 곧 현진 씨는 두 달여간의 시간동안 ‘진짜’ 자신을 만나고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것을 깨달았다. 먼저 떠나본 사람으로서 그녀는 ‘편견을 버리고 무작정 뛰어들라’고 말한다. “일단 뛰어들면 문제는 하나씩 해결되니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시작하면 분명 얻는 것이 더 많을 거예요”라며 용기를 북돋는다.


  ‘이제는 현재를 살기 위해 노력한다’는 현진 씨의 꿈을 찾기 위한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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