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부산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상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3% (1332건) 급감했다. 부상자(21.1%,2339명)는 물론 사망자(27.3%, 27명)도 급격히 감소했다. 하지만 금정구는 오히려 사망자(10.9%, 1명)가 늘어나며 같은 기간 부산지역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부대신문이 금정구에 지정된 ‘교통사고(차대사람) 다발지역’ 세 곳을 찾아가 그 원인을 분석해봤다.

 

두실 : 3차선 도로 무단횡단, 생사를 넘나들다

▲ 두실 지하철역 부근 3차선 도로 중앙선에서 무단횡단을 시도하는 사람이 차가 멈추기를 기다리고 있다

구서동에 위치한 두실 지하철역 부근 3차선 도로는 교통사고 다발지역 중에서도 유난히 사고가 잦은 구간이다. 지하철역을 통해 지하로 횡단이 가능한 구역이지만, 지상에 있는 횡단보도 간 간격이 굉장히 넓어 보행자의 통행이 불편하다. 황도성(구서동, 55) 씨는“ 신호가 자주 변경돼 은근히 무단횡단 하기 쉬운 곳”이라며“ 특히 인근 학교 학생들이 등·하교 시 자주 시도한다”고 전했다.

기자가 현장을 방문했을 때에도 무단횡단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적잖이보였다. 차량 속도제한이 60km/h인 구간임에도 통행량이 적은 경우 이를 넘기는 것이 일상적이다. 때문에 기자는 빈번한 무단횡단 시도를 마음 졸이며 지켜봤다. 차를 피해 왕복 6차선 도로를 넘나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치 생사를 넘나드는 모습 같았다. 녹색교통운동 김광일 씨는“ 보행자의 경우 차량이 실제속도보다 더 느리게 보여 무단횡단을 쉽게 시도한다”며“ 3차선이상 도로에서 운전자는, 보행자가 횡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방심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의 위험이 높다”고 경고했다.

▲ 해가 진 후 노포동 횡단보도에서 두 대의 차량이 신호를 무시하고 엄청난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

 

노포동 : 적색신호는 보행자의 인생 ‘정지’?

노포동에 위치한 부산종합버스터미널 앞 횡단보도는 차량의 무법지대다. 터미널 앞인데다가 맞은편에 시장이 위치해 보행자의 통행량이 많음에도 신호를 지키지 않는 차량이 넘쳐난다. 특히 해가 지고 나면 그야말로 ‘무법지대’가 된다. 임옥진(청룡동, 69) 씨는“ 밤에는 신호가 바뀌어도 차가 멈추는지 보고 움직여야 한다”며“ 차가 사람을 피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차를 피해야 하는 횡단보도”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한 시간 가량 횡단보도 앞에서 지켜본 결과, 신호변경 두 번 중 한번 꼴로 위반 차량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운행 중이던 대부분의 택시가 신호와 상관없이 갈 길 가기 급급했다. 김광일 씨는“ 신호위반을 하는 차량은 신호를 의식해 순간적으로 속도를 높인다”며“ 보행자의 사망과 직결된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매서운 속도로 횡단보도를 파고드는 차량의 모습과 유명무실한 적색신호는 마치 보행자의 인생을‘ 정지’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장전동 : 방심은 금물, 생활도로도 비(非)안전지대

기자가 마지막으로 찾은 교통사고 다발지역은 우리학교 학생들에게도 익숙한 장전동 어린이 놀이터 부근이었다. 곳곳에 인도가 있고 차량이 서행하는 구간이기에 교통사고 다발지역으로 지정된 것에 의구심을 품었다. 하지만 인근 주민들의 증언은 달랐다. 김정진(장전동, 36) 씨는“ 얼핏 보기에는 안전해 보이지만 주위에 살다 보면 의외로 사고장면을 자주 목격한다”며“ 특히 코너가 있는 곳에서 차량과 사람이 얽혀 다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현장을 살펴보던 기자는 이내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인도는 인근 상점들이 진열해놓은 상품으로 뒤덮여있고, 바로 옆에 주차된 차량이 많아 보행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좁은 도로면적에 비해 차량통행량은 많고, 서행하는 차량에 방심한 듯 보행자들은 도로를 마음 편히 누볐다. 마냥 안전한 곳이 아니었던 것이다. 김광일 씨는“ 좁은 생활도로의 경우 보행자나 운전자가 방심해 발생하는 사고가 대부분”이라며“ 주차된 차량과 운행 중인 차량 사이에 끼이거나, 갑작스레 방향을 전환하는 차량 및 보행자로 인해 사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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