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효원특강 <언론과 민주주의> -손석춘(건국대 커뮤니케이션) 교수

 

지난 1일 10·16기념관, 손석춘(건국대 커뮤니케이션) 교수가‘ 언론이 우리의 삶과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에 대해 강연했다. 편한 옷차림을 한 그는“ 학과 답사 중 빠져나와 옷차림이 이런 것이니 양해해 달라”고 말하며 강단에 올라갔다.

손석춘 교수는“ 언론을 우리의 삶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언론과 인간의 관계를, 더듬이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죽게 되는 달팽이의 모습에 비유했다‘. 사회’라는 환경 속에서 사는 인간에게 언론은‘ 더듬이’만큼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 교수는“ 과연 언론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가 기자로 활동할 당시 겪었던 일화를 이야기했다. 그는 당시 큰 화제가 됐던 일가족 동반자살 사건을 취재하고 있었다. 취재하던 중 담당 경찰관이‘ 자살 사건은 일주일에 한번 꼴로 일어나는데 왜 이렇게 과민반응하냐’라며 의아해했다. 이에 손석춘 교수는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자살 사건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화제가 된 사건에만 관심을 가진 자신을 부끄러워했다. 사건이 발생하기 한참 전 우리나라 자살률을 주제로 칼럼을 작성한 적이 있었던 손 교수는,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더욱 자신을 자책했다. 이에 대해 그는“ 이전에는 편하게 책상에 앉아 글을 쓰며 책임을 다했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생각이 굉장히 안일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이어 손석춘 교수는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이유를‘ 언론이 보도하게 되면 불리한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언론이 사람들의 사고를 닫아놓고‘ 우리나라는 어쩔 수 없다’고 세뇌한다는 것이다. 세뇌하는 언론뿐만 아니라 세뇌당하는 수용자의 태도 역시 함께 지적했다. 그는“ 모든 사회적 문제는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다”며“ 나서지 않아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인식도 문제”라고 현 세태를 비판했다.

손석춘 교수는 마지막으로‘ 무엇이 문제인가’는 스스로 찾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성인인 대학생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며 자신의 삶을 위해 바꿀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학생 시절 후배들에게 이런 사회를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많은 노력을 했었지만, 결과가 겨우 이 정도라 부끄럽다”며“ 여러분이 50대가 됐을 때에는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뜨거운 박수와 함께 강연을 끝낸 손석춘 교수는 참석한 학생들의 태도에 기쁨을 표현했다. 그는“ 강연에 집중하는 학생들을 보며‘ 진실에 목말라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전했다. 손 교수의 말대로 학생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었다. 안수현(국어교육 3) 씨는“ 언론의 문제를 다루는 강연은 접하기 어려운 좋은 기회”라며 “자신의 소신을 밝히는 것이 난감할 수 있음에도 솔직하게 강연을 진행해 속 시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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