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고 화창한 가을이 시작되고 있는 9월, 하늘이 높고 푸르다. 2학기가 시작돼 바쁘고 정신없는 와중에서도 지인의 추천으로 ‘블랙’이라는 영화를 보게 되었다.
 
  처음 ‘블랙’이라는 제목만 들었을 때 공포영화로 생각했지만 이 영화는 스승과 제자의 감동적 스토리를 담고 있었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대학생이 되어 그리고 고학년이 될수록 스승에 대한 존경과 감사를 잊고 살아가는 효원인이 있다면 이 영화를 추천해주고 싶다.
 
  세상이 포기하고 심지어 자신마저 포기해 버린 인생이 과연 치유 받을 수 있을까? <블랙>은 0%의 가능성을 100%의 확신으로 만든 기적을 이야기하는 영화다. 어린 시절 심한 열병에 걸린 후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소녀 미셸, 어둠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소녀의 몸부림은 부모조차 감당하기 힘들 만큼 절망적이다. 미셸의 어머니는 그런 딸을 안타깝게 여기고 보살피지만, 어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갈수록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 집안의 하녀들을 때리고 동생을 다치게 하는 등 아버지는 그런 미셸을 보고 참다못해 정신병원으로 보내 버리려 한다. 그런 그녀에게 마법처럼 찾아온 선생님 사하이는 보통사람의 상식에서 벗어나는 가르침을 주기 시작한다.
 
  영화 초반부에는 막연히 미셸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하이 선생님이 등장하면서 그녀에게 가르치는 학습법이 가혹하고 매정하여 손에 땀을 쥐게 한다. 하지만 마법이 이루어질 쯤 사람들은 사하이 선생의 가르침에 모두 공감하게 된다. 밥 먹는 법부터 말을 배우는 학습까지 미셸과 사하이 선생과의 눈물 나는 노력은 영화를 보는 이에게 하나하나 감동을 선사한다. 미셸이 물을 워터라고 말하는 장면에선 이미 영화관 주변은 훌쩍이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소녀가 상대의 입모양을 손으로 전해 듣고 말을 하는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이후 그녀는 끊임없는 노력으로 정상인들이 다니는 대학에 합격한다. 면접관이 ‘왜 공부를 하려고 하나?’라는 질문에 그녀는 “지식은 전부예요. 지식은 영혼이며 지혜이고 용기, 빛, 소리예요”라고 답한다. 이 장면에서 4학년이 된 지금 공부하기 싫어했던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니 실로 부끄러웠다.
 
  졸업식 날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수차례 떨어진 끝에 거미는 집을 지었습니다. 개미는 산을 올랐고 거북이는 사막을 지났습니다. 그리고 나 미셀 맥날리가 해냈습니다” 그렇다, 그녀는 해냈다. 현실을 감당하기 힘들어 눈을 질끈 감아버린 적이 있다면 혹은 작은 희망을 품는 것조차 버거워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린 적이 있다면, 나를 이렇게 이끌어 주셨던 학교 선생님, 교수님, 그리고 주변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가르친 선생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제자의 이야기. 우리 효원인 여러분에게 강력히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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