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 다른 분야의 주체들이 대학로 문화에 대한 열띤토론을 펼치고 있다

지난 26일, 우리학교에서는 각기 다른 계층의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진 소통의 장이 열렸다. 우리학교 앞 대학로 문화가 날이 갈수록 상업적으로만 치닫는 행태를 우려하여 상남국제회관에서 ‘다함께 고민하는 부산대학로 문화포럼’이 개최된 것이다.

각 분야의 다양한 주체들이 좀 더 나은 대학로 문화를 위해 함께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학로 문화, 어디로 향할 것인가?’란 주제를 놓고 우리학교 학내구성원, 학교 주변의 여러 문화단체, 그리고 금정구청과 금정구의회뿐만 아니라 엔씨백화점 측 직원들이 홀 안을 가득 메웠다.

포럼 초반, 국제전문대학원 이철호(국제지역·협력)원장이 ‘부대앞과 대학문화’란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우리학교 앞 대학로 문화를 4개의 P, 즉 장소(Place), 놀이(Play), 사람(People), 협력(Partnership)으로 나누어 분석했다. 그리고 부산대 앞의 △정체성 △역동성 △감성 △발전성 △쾌적성을 중점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발표를 마쳤다. 그의 진심이 담긴 발표에 사람들의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후반에는 6명의 각기 다른 분야의 토론자들이 모여 우리학교 대학로 문화발전을 위한 방안에 대한 토론을 펼쳤다. 좀 더 나은 대학로 문화를 위한 방안과 관련해 대안문화단체 ‘재미난복수’ 김건우 대표는 “우선 부산대 앞 대학로만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마을만들기 전문가 ‘행복한 발전소’ 신미영 대표는 “금정구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대학로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며 화합의 중요성을 끄집어내기도 했다. 그리고 우리학교 총학생회 이승백 문화기획국장은 “사람들은 부산 3대 명물은 잘 모르면서 부산 3대 바보는 잘 안다”며 듣는 이들의 공감과 웃음을 끌어낸 뒤, “현재 우리학교 대학로 문화의 가장 큰 문제는 주체인 학생들의 관심 부족”이라며 “이들의 관심을 끌어낼 실질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6명의 토론자는 각각 서로의 입장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상인들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참가한 엔씨백화점 김형목 지원실장은 “대학가 상인들의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며“ 부산대 축제 기간에는 엔씨백화점 매출이 반으로 줄어드는 것이 사실”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이후 진행된 자유토론에서 평소 문화공간 부족 문제로 인해 엔씨 측과 갈등을 빚고 있던 재미난 복수팀은 김형목 지원실장에게 “장사가 안 되는 것이 꼭 축제 탓이냐?”는 질문을 던져 홀 안에 묘한 긴장감이 맴돌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토론장의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긴장감은 사그라지고 소소한 웃음소리가 홀 안을 꽃 피우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열린 포럼에서는 실질적 방안이 마련되지는 않았지만, 모두에게 서로의 입장을 알아가며 뜻을 함께하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다. 홀 안의 모두는 이번 포럼의 취지에 공감하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이런 소통의 장을 열어갈 것을 약속했다. 토론의 진행을 맡았던 이진오(예술문화영상) 교수는 “오늘 포럼은‘ 부산대학교 대학로’만의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좋은 자리였다”며 “지금 홀 안의 달아오른 열기가 아쉽지만, 앞으로는 좀 더 기회가 많을 테니 아쉬움은 잠시 뒤로 미루자”는 말을 끝으로 3시간에 걸친 기나긴 포럼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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