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온 힘을 쏟아 
 지휘봉을 아래로 휘두르며 박성완(음악) 교수가 “하나, 둘, 셋”이라고 외치자 교향악단이 연주를 시작한다. 조용히 시작된 연주는 박성완 교수의 지휘봉이 빨라지자 이내 힘찬 음악으로 나아간다.

  
  현재 박성완 교수는 국내 교향악단 지휘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대구, 포항 등 시립교향악단 지휘자를 역임하며 ‘교향악단의 실력을 한 단계 올라서게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제 2의 창작자’로 불리는 지휘자는 많은 단원들을 이해할 수 있는 음악적, 지적, 인격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 박 교수는 “지휘자는 80명이 넘는 단원들이 내는 각각의 소리를 살려 하나의 선율로 완성해요”라고 말한다. 

  
  처음부터 박 교수가 지휘자로 음악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클라리넷 연주자였지만 음악을 심도 있게 더 알고 싶다는 욕심에 지휘자의 길을 결심했다. 지휘자가 되기 위해 박 교수는 홀연 네덜란드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도무지 길이 보이지 않아 후회와 좌절을 많이 했지만 3년이 지나니 안개가 걷히듯이 음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죠”라고 당시를 회상한다.

  
  무대에서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지휘자는 연주 시 극도의 긴장 상태에 놓인다. 교향악단이 내는 모든 소리를 놓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연주를 할 때면 음악에 몰입돼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박 교수는 “지휘자는 중노동하는 사람이에요”라며 “음악에 모든 정신과 육체를 쏟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상당해요”라면서도 웃어 보인다.

  
함께하는 연주를 위해
  무대에서 긴장된 모습과는 달리 학교 수업에서 박성완 교수는 한층 여유롭다. 그는 잔뜩 긴장해 있는 학생들을 보자 “머리카락에 힘 빼고 하자”는 우스개 소리를 건네며 가을정기연주회를 위해 연습한다. 박 교수는 현악파트 학생들에게 “활을 많이 쓰지 않도록 하고 바이올린은 첼로 소리를 듣고 해야지”라며 끊임없이 조언한다. 학생들은 박 교수를 통해 함께 연주하는 조화(앙상블)를 배워 나간다.

 
 지휘자뿐만 아니라 학교 강의도 병행하기에 박 교수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학교에서는 교수가 되고 학교 밖에서는 교향악단 지휘자로 지낸다. 그는 바쁜 일상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학생들에게서 얻는다. “학생들과 있을 때가 제일 편해요”라며 “우리 학생들은 수준이 높아 금세 실력이 향상 되요”라고 자랑하기도 한다. 박 교수는 제자들이 교향악단에서 우수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40년째 이어진 음악사랑
  박성완 교수의 연구실 책장에는 악보가 잔뜩 쌓여 있다. 그는 작곡가의 의도와 곡의 진실성을 발견하기 위해 악보에 파묻혀 지낸다. 교수는 “완벽한 음악을 만들기 위해 악보를 해석하고 연주를 구상해요”라고 이야기한다.

  
  현재와 같은 바쁜 일상이 유지되는 것이 꿈이라는 박성완 교수는 음악에 40년 동안 젖어 있다. 그는 “음악을 할 때면 세상 그 무엇도 부러울 것이 없어요”라며 “연습과 공연이 힘들어도 끝나면 또 다시 하고 싶은 것이 음악이에요”라고 말한다. 하루하루를 꿈속에서 살고 있는 박성완 교수는 언제나 학생과 단원들에게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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