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는 대표적인 독립잡지들이 여럿있다. 편집장과 여러 독자들이 투고하는 에세이를 묶은 <미열>, 시사와 디자인, 예술 등을 작은 책자 형식으로 다루는 <개념미디어 바싹>, 광안리 일대 지역의 크고 작은 일들을 다루는 <안녕 광안리> 등이 그것이다. 또한 가까이에는 대구·경북지역의 대학생의 일상을 담은 <모디> 등 다양한 독립잡지가 있다.

독립잡지는 서점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반적인 잡지와 비교하면 그 정의를 비교적 명확히 내릴 수 있다. <안녕 광안리> 장현정 편집장은 “자금을 마련하고, 컨텐츠와 이를 전달하는 방식, 유통시키는 방법 등 모든 면에 있어서 일반 잡지와 색다른 것이 독립잡지”라고 설명한다. 기업과 재단 등의 광고와 그들에 우호적인 글을 싣고, 대형 서점에 유통을 맡기는 ‘자본주의적인’ 기성잡지와는 달리, 독립잡지는 모든 과정에 있어서 자율적이다. 컨텐츠를 선택 할 때는 어떠한 단체, 정치적 견해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이를 나타내는 방식도 다양하다. 잡지 <함께가는 예술인>의 임태환 작은편집장은 “무엇보다도 가장 큰 특징은 경제적 흐름에서 벗어 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독립잡지 사는 수익성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광고를 싣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독립잡지는 예술, 문학, 지역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만들어지고 있고 디자인이나 문체에 있어서도 특징이 뚜렷하다. <개념 미디어 바싹>과 같은 경우, 웹진 형태의 무가지이고, 인쇄는 한 장을 여러번 접은 팜플렛 형식이다.

그러나 독립잡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평탄치 않은 길을 걸어야 한다. 편집자들은 컨텐츠 선정에 있어서 어려움을 느낀다고 전한다. <개념미디어 바싹> 박진명 편집장은“ 선정할 수 있는 주제의 폭이 넓은 것이 장점이자, 흠이라면 흠”이라며 “자신이 글을 쓰는 데에만 만족을 느낄 수도 있지만, 잡지의 기본은 소통이므로 이런 주제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관심있어할까에 더 많은 고민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성 잡지들과 다른 수익구조와 컨텐츠를 갖기 때문에 불안정성을 감내해야 한다. 객원기자들에게 분배할 월급, 인쇄 비용 등을 자체적인 수익으로 충당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대부분 독립잡지 발행인들의 고충이다. 그렇다 보니 배부하는 방법도 마땅치 않다. 접근성이 높은 대형 서점에 독립잡지를 두는 것은 금전적인 면에서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의 독립잡지는 샵메이커스와 같은 서점이나 금정구예술지원센터(GAS)와 같은 시민단체에서 찾아볼 수 있다.

부대신문에서는 4회에 걸쳐 부산의 독립잡지를 소개할 예정이다. 지역잡지 <안녕 광안리>, 문화잡지 <보일라>, <개념미디어 바싹>, 독립출판 에세이 잡지 <미열>을 대상으로 잡지의 내용과 편집자들의 이야기를 심층적으로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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