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원리베르타스 특강 <미술로 보는 창의력의 세계> - 서울미술관 이주헌 관장

▲ 이주헌 관장은“ 창의성과 몰입으로 한계를 극복할 수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착시 그림을 몇 번쯤은 봤을 것이다. 분명히 한쪽이 더 길어보이지만 자로 재보면 똑같다거나, 한쪽이 더 어두워 보이지만 가까이서 비교해보면 밝기가 똑같은 그림들이 있다. 이주헌 서울미술관 관장은 ‘단순히 흥밋거리로 보는 이 그림들에 세상을 사는데 가장 중요한 원리가 담겨있다’고 말한다.

“예술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한계’를 넘어서는 노력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이주헌 관장. 지난 9일, 이 관장은 효원리베라타스 특강에 모인 삼백여 명의 학생들에게 착시 그림들을 보여 줬다. 다양한 것, 남이 못 보는 것을 보고 그것을 재현해 내려는 노력이 바로 미술이라는 것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는 다른 선수들이 쉽게 넘어서지 못하는 중력의 한계를 극복했고, 베토벤은 귀가 들리지 않았음에 도 자신의 곡을 작곡해 나갔기에 진정한 예술가가 됐다. 이 관장은 “한계는 자신을 가로막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목표가 되기에 더 가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한계를 극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이 관장은 첫 번째로 ‘창의성’을 이야기하며 심리학자 엘리스 폴 토런스(1915~2003)가 한국 전쟁 당시 불시착한 공군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진행한 연구를 언급했다. 연구 결과 그는 ‘창의성이 뛰어난 사람들이 주변의 사물들을 이용해 오랫동안 잘

살아남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불시착한 생사의 기로에서 오랫동안 생존하기 위해서는 창의성이 가장 필요했다는 것이다. 이주헌 관장은 “일상을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는 창의성, 그 창의성이 바로 한계를 극복하는 힘”이 라고 전했다.

두 번째 방법은 바로‘ 몰입’이었다. 그는 “몰입은 흐름이다. 물 흐르듯 편안한 느낌으로 일을 할 때 나의 존재를 만끽하며 자신의 능력을 펼쳐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설명을 좀 더 사회적으로 확대하면 남을 의식하지 말라는 의미가 된다. 그는 “스티브 잡스를 의식하는 순간 그 사람은 스티브 잡스를 능가하지 못한다”며 “나만의, 나다운 시각을 가져야한다”고 지적했다.

몰입은 놀면서 나온다는 것이 이주헌 관장의 지론이다. 그는 ‘공이 오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게임을 즐겨라(Enjoy your game)’는 히딩크 감독의 말을 인용하며 “미술가가 재미있는 전달을 위해 착시효과인 ‘눈속임’을 이용하듯, 일도 즐기며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큰 관심을 보 인 부분도 ‘놀면서 몰입하라’는 이 관장의 말이었다. 강연이 끝나자, “노는 사람이 몰입을 더 잘한다고 말씀하셨는데, 어떻게 놀아야 하나”, “관장님은 어떻게 일에서 재미를 찾았나”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이주헌 관장은 “일에서 자신의 꿈과 적성을 찾는다면 그것이 바로 놀이가 될 수 있다”며 “자기 일 자체에 집중하고 주위를 잊으며 즐겨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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