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러스트 김솔잎

실버산업이란‘ 은’을 뜻하는 영어 ‘실버(silver)’와 ‘산업’의 합성어로, 노령자를 대상으로 하는 산업을 총칭한다. 이는 은백색 머리의 노인을 은유적으로 부르기 시작한 데서 유래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에 이미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7%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 2018년경에는 노인인구비율이 14%에 달해 ‘고령 사회’로, 2026년경에는 20%에 달해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실버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날이 갈수록 주목되고 있다.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실버산업

2020년이 되면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6~21세인 학생인구를 추월하게 된다. 이에 여러 전문가는 2020년에 교육산업이 급속도로 쇠퇴하게 되고 그자리를 실버산업이 메우게 된다고 전망한다. 손명동(광주여자대학 실버케어) 교수는 “급속하게 고령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실버산업은 각광받는 산업 중 하나”라며 “청년 실업 등 일자리가 부족한 청년들이 여기에 주목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가의 성장 동력으로도 발돋움하다 대표적인 고령화 국가인 일본은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실버산업’을 택했다. 일본의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2020년까지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했는데, 이에 무엇보다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의료 및 건강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경제 활력과 생산성 저하를 초래하는 고령 인구에서 오히려 성장 동력을 찾는다고 발상을 전환한 것이다. 우리나라도 ‘고령친화산업진흥법’에 따라 실버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 발전방안도 마련한 상태다.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 박태선 연구원은 “고령 사회는 세계적인 추세이며 이에 새로운 소비세대로 노년층이 대두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 역시 각 방면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난한 비주류층에서 능동적인 소비주체로

한국에서는 1차(1955~1963)와 2차(1968~1974) 베이비붐 세대 1,300만명이 2020년부터 65세 이상 실버층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들 베이비붐세대는 자산과 소득수준이 기존의 노년층 세대보다 높다. 결과적으로 능동적인 소비 주체로서 새로운 소비세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전망된다.

이들을 가리켜 ‘뉴 실버세대’라고 부른다. 김숙응(숙명여대 원격대학원 실버산업전공) 교수는 “기존의 노년층은 가난하고 비주류층이라는 인식이 사회에 만연했다”며 “그러나 뉴 실버세대의 경우 연금과 자산소득 등으로 이미 노후준비가 돼 있기에 새로운 소비주체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실버산업,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현재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실버산업 분야 중 하나는 금융산업이다. 기존에는 외면했었던 실버층을 주 고객으로 삼으면서 상해보험 상품을 판매해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이에 실버층을 대상으로 연금 상품, 주택연금 등 다양한 상품이 개발·판매되고 있는 추세다.

주거산업은 실버타운이나 요양원 또는 그룹 홈 등이 그 예다. 주로 종교단체나 민간복지재단이 주도하고 일부 대기업이 진출하고 있으나 아직 양적·질적으로 미흡한 측면이 크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형태의 실버타운이 조성되고 있어 앞으로는 실버타운에서의 생활이 노년을 보내는 보편적인 방법의 하나로 자리 잡게 될 전망이다. 한국실버산업협회 이동일 박사 는 “뉴 실버세대는 자녀로부터 직접 봉양을 원치 않고 혼자 살고 싶어 하는 성향이 강하다”며 “이에 실버타운 등 노인을 위한 주거가 복지의 개념이 아니라 수익을 낼 수 있는 생산의개념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산업은 병원이나 시설 등 보험수급자 측면에서 볼 때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사업이다. 현재 정부의 지원으로 많은 실버층들이 혜택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형 종합병원과 제약업체들은 노인환자만 진료하고 연구하는 노인병 센터를 설립 계획 중에 있거나 운영 하고 있다.

여가산업은 실버층을 대상으로 관광상품의 광고나 특정일에 부모님을 위한 쇼나 영화, 마당극, 연극 등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실버세대를 대상으로 각종 레저, 교양사업이 이제 막 탄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노인클럽과 같은 고령자 조직은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실버시장, 그 틈새를 공략하기 위해서는?

실버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실버층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나 정보가 필수적이다. ‘노인’이라는 획일적인 이미지만을 생각하면서 사업에 진출해 실패한 사례들도 있다. 독일기업 피트에이지는 카타리나라는 노인 전용 휴대폰으로 주목받았지만 2010년 파산했다. 김숙응 교수는 “실버층에 대해 단순히 선입견을 갖고 사업을 시작한다면 실패로 귀결할 것”이라며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다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버산업! 그 트렌드를 쫓다

1)프로액티브 케어(Proactive Care) 비즈니스

건강하게 노후를 보내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육체적인 치료뿐만 아니라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안정을 추구하는 사업이 유망해질 것이다. 아울러 외모, 질병 등 젊어 보이게 하는 '항노화 비즈니스’도 급속히 성장하게 될 전망이다.

2)원거리 효 비즈니스

실버세대의 독립적 생활을 보장해주고 건강관리를 해주는 상품이 효 비즈니스의 주축이 될 전망이다. 안부확인, 응급대응 등 생활 밀착형 서비스가 IT와 결합돼 제공되고 로봇이 주요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3)노인여가 건강관리사

노인들의 성별이나 연령대의 신체적⋅심리적 특징과 생활환경, 건강상태 등을 관찰하고 파악하여 질병예방과 건강증진에 도움을 주고, 노인들에게 적합한 운동 프로그램을 지도하며 레크레이션 활동을 지원해준다. 최환석(대구한의대 실버스포츠산업) 교수는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들이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다”며 “복지사회에서 노인여가건강관리사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4) 노후생활설계사

고객의 생활수준과 가족상황 건강상태 등을 미리 파악하여 노후생활을 체계적이고 알맞게 설계해주는 전문가를 말한다. 손명동 교수는 “광주 광산구청의 사회복지과에서는 사회복지과 이외에 노인복지과가 새로 신설됐다”며 “구체적인 노인복지에 집중하는 것이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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