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2월 9일, 드디어 뮤지코페서가 창단연주회를 가졌다. 뮤지코페서는 본교에서 음악전공이 아닌 다른 여러 학과의 교수들로 구성된 악기 연주 단체이다. 그동안 혼자서 자신만의 음악을 즐기던 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아마 함께 연주해보고 싶어 하는 마음들이 간절했던것 같다.

뮤지코페서(Musicofessor)는 ‘music’과 ‘professor’의 합성어다. 상아탑을 벗어나 현실 정치에 참여하는 교수라는 뜻을 가진 ‘폴리페서(polifessor)’라는 단어처럼 부정적인 인식을 줄 수가 있어 처음에는 사용을 주저했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교수들을 표현하는데 이보다 더 나은 이름은 없다고 본다. 뮤지코페서 내에는 악기 구성도 다양하다.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등의 기본적인 악기는 당연히 있으며, 중년층들을 매료시키는 색소폰과 요즘 젊은 대학생층이 가까이하고 있는 기타를 연주하는 교수님도 여러분 계신다. 국악기인 대금이 있어서 분위기가 풍성해졌고, ‘께나(quena)’ 라고 하는 남미 안데스 지역의 전통 목관 플루트도 있어 더욱 다양한 표현을 자랑한다. 또한, 트럼펫이 화려함을 더해주고 있다. 그야말로 다양한 음색으로 어우러지는 비빔밥이다. 요즘은 한류 열풍을 타고 비빔밥도 외국에서 꽤 인기가 있지 않은가? 기존의 오케스트라 악기만을 꼭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는 전문음악인들이 갖는 긴장감이나 완벽성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음악을 통해 함께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현재 뮤지코페서의 회원은 20여 명에 이르며 연주는 매년 가을 정기연주회를 비롯하여 매학기마다 열리는 ‘목요아트스페셜’의 마지막 공연을 장식하고 있다.

혼자서 하는 음악도 즐겁긴 하지만, 둘이서 하면 즐거움은 배가된다. 그런데 셋이서 넷이서 하면 그 즐거움은 세배 네 배가 아니고,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아마추어 연주자이다 보니 간혹 연주하는 동안 틀릴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의 악기 소리에 묻힐 수 있어 부담도 줄어들고 그냥 편하게 음악에 취할 수 있다. 모든 술은 끊을 수 있어도 예술만은 끊을 수 없다 하신 어느 회원 교수님의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연주가 좀 어렵다 싶으면, 음악감독이신 박성완 교수님이 악보를 새로 그려주신다. 그러니, 관심 있으신 교수님들은 부담 갖지 마시고 함께 할 수 있길 기대한다. 문은 항상 열려있으니까. 김기섭 총장님도 회원이시다. 클라리넷을 연주하시는데 총장직 을 수행하면서부터 시간 내기가 쉽지 않으시지만 ‘1인 1악기 운동’을 학생들에게 펼쳤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계신다. 화합과 소통을 가져오는 하모니를 이루는 데는 음악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하모니가 나오지 않는다. 하모니, 조화는 단체생활의 활력소이고 저력이다.

수차례의 내한공연과 얼음공주라는 별명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힐러리 한’은 “음악은 연주를 위한 것이 아니고 즐기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제 막 서른 중반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가 한 말이라기보다는 득도한 사람의 말처럼 느껴진다. 이번 가을 3번째 정기연주회를 앞두고 회원들은 열정을 가다듬고 있다. 11월 초 캠퍼스의 가을 밤하늘에 퍼져 나갈 고운 선율이 들리는 듯 벌써 가슴이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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