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동화 작가 강기홍

구덕산 울창한 숲 속 구덕문화공원. 그 곳을 지키면서 견학 온 아이들에게 시종일관 웃음을 띤 채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할아버지’가 있다. 그는 부산의 원로 동화작가 강기홍씨다. 42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 그는 7년 전부터 구덕문화공원 교육역사관에서 아이들에게 옛 물건들에 대해 설명해 주는 일을 하고 있다. 36년 동안 1학년 담임을 맡을 만큼 아이들을 좋아하기에 은퇴 후에도 아이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197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 부문에당선된 이후 40년이 넘도록 동화를 고집하는 그와 ‘어른을 위한 동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강기홍 씨는 동화를 ‘사람을 순수하게 하는 문학’이라고 정의했다. 그 순수함에 반해 계속 동화를 쓰고 있다고 한다. 그는 동화가 ‘어린이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어른들을 안타까워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가 보아도 재미있는 것이 동화이기 때문이다. 그는 어른과 아이를 위한 동화 각각이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아이를 위한 동화는 아이들에게 꿈과 상상력이 풍부해지도록 만들어준다면, 어른을 위한 동화는 사람들의 정서를 순화시키고 각박한 세상을 이겨내게 하는 힘을 준다는 것이다. 그는 “동화를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절대 나쁜 어른이 될 수 없다”며 “살아가다가 엇나가고 싶다는 충동을 느낄 때 동화를 읽는다면 마음을 다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구덕문화공원 교육역사관 앞에서 강기홍 씨가 환하게 웃고 있다
 
특히 강기홍 씨는 동화를 읽지 않는 대학생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에 따르면 동화를 읽음으로써 학점과 취업 생각에 힘들어하는 학생들의 정서가 안정될 수 있다. 그는 “동화가 물질만능주의와 경쟁 위주의 사회에서 고통 받는 어른들을 ‘힐링’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인생의 참된 목표를 만들고 싶다면 동화를 읽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그는 무슨 동화든 가리지 않고 읽기를 추천한다. 강기홍 씨는 “세상에 있는 모든 동화 중에 나쁜 동화는 없다”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교훈을 준다면 그것이 바로 좋은 동화”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날 때 쯤, ‘학교 종이 땡땡땡 어서 모이자~’라는 노랫소리가 들렸다. 강기홍 씨의 휴대전화 벨소리였다. 아이들의 때 묻지 않은 웃음을 닮은 그는 기자를 배웅하며 “아이같은 순수함을 가진 어른이 많은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어른들이 순수한 아이들의 동심을 닮기를, 아이들이 그 맑은 마음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계속 동화를 쓸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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