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4일, 백두학원 건국학교 학생들을 태운 버스는 사이타마현에서 개최되는 전일본 배구 고등학교 선수권대회에 출전하는 건국고등학교 배구팀을 응원하기 위해 출발했다. 1970년부터 현재까지 40년 넘게 개최되어온, 수많은 일본 대표선수를 배출한, 일본 국가대표에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큰 대회에 건국고등학교 배구부가 당당히 오사카부 예선을 거쳐 대표로 출장하게 된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가슴에 <건국>이라는 한글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임했다. 응원단은 2012년 10월 공주에서 개최된, 세계사물놀이겨루기한마당에서 프로팀과 전공학생들을 물리치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한 건국중·고등학교 전통예술부원들이었다.

 

무엇을 입고! / 더거리와 삼색띠 그리고 상모까지 쓰고!

무엇을 들고! / 장구, 북, 징, 꽹과리 그리고 용기까지 들고!
 
경기는 3대2로 아쉽게 패했지만 모두들 가슴은 벅찼다. <힘내자 建国>이라는 입간판을 세우고 일본 땅 한 가운데서 백두학원 건국고등학교 학생들이 멋지게 경기하고, 이를 가장 한국적인 방법으로 응원했다. 경기가 끝나고, 건국중·고등학교 취주악부(관서지역 대회 연속 4년 최우수상 수상)의 연주에 맞추어 <백두 금강 영봉은 우리의 기상 압록 두만 흐름은 우리의 발전 … 건국 건국 우리 학원 …>, 교가를 부르며, 경기장내의 많은 일본인들이 놀라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을 때, 선수단도 응원단도 학부모님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함께 뜨거운 그 무엇으로 한참을 울었다.
 
 
최근 들어 일본의 우경화에 대한 염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딱 3개교 뿐인 민족학교의 1조교와 관련된 부분이 자주 거론된다. 일본 학습 지도요령에 따라야 하고 한국어와 한국사 시간을 제외한 수업의 대부분이 일본어로 진행되고, 일본 정부의 검정 교과서로 수업되는, 일본인 학생도 입학하는 건국학교 등이 일본학교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이다.
 
초빙교원으로 건국학교에서 분명히 확인한 것은 창학자들의 현명함 덕분에 2013년 현재, 우리 동포 학생들은 당당한 권리를 가지고 학교에서 한국을 배우며, 생활 속에서 스스럼없이 한국을 느끼고 전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창학과 함께 일본의 보통학교와 동등한 법적 자격을 갖고 안정된 생활과 존경받는 구성원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례가 없었던 일본교육역사를 60여 년 전 백두학원 건국학교가 처음으로 썼다는 자랑스러운 사실이었다. 백두학원 건국학교는 68년 전, 민족교육의 선구자로, 이제는 동포들은 물론 동포들이 나고 자란 나라, 일본의 학생들에게도 한국을 알고 한국을 배우기 위해 다니고 싶은 학교인 것이다.
 
건국학교 여러 동아리 가운데 유독 일본인이 많은 배구부, 간간히 한국 학교에서의 그들의 위치에 대한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먼저,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배우고 서로를 존중하고 있었다. 대회가 끝나고 배구부원들이 “고맙습니다”라는 우리말로 머리 숙여 자신들을 응원 해주어 감사하다는 인사를 했던 것처럼, 그리고 “멋진 경기에 감동받았습니다”라고 화답했던 전통예술부원들처럼, 서로 감사하고 서로 감동받는 학교가 바로 자랑스러운 해외 한국학교 백두학원 건국학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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