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구 아닌 삶의 지혜를 구하는 목적으로 책을 봐야

   
<표>제2도서관 도서 대출 순위(기간6/16~8/30)

  많은 학생들이 특정장르에 편중된 독서 습관을 가지고 있다. 학생들은 주로 판타지소설, 칙릿 소설, 무협 소설, 자기개발서를 많이 읽는다.
 

  특히 유명인사가 제시하는 성공비법이 적혀있는 자기계발서는 빨리 성공하고 싶은 대학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백권독서클럽 강신철(한남대 경영정보) 운영위원장은 “한탕주의와 출세지상주의가 만연한 지금, 학생들이 쉽고 편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알고 싶어 자기개발서를 찾게 된다”고 분석했다.
 

  자기개발서를 읽고 주류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하는 대학생은 역설적으로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현실을 도피하려는 경향을 보인다. ‘학점관리와 취업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판타지 소설을 찾는다’는 최종희(경영 2) 씨는 “판타지 소설을 읽으며 두꺼운 전공 책을 보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만 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여학생들은 칙릿 소설을 읽으며 여주인공의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책을 읽는 동안 명품가방을 든 여주인공에 몰입하게 된다고 해요”라며 최우성(재료공 석사 1) 씨는 주위의 친구들이 칙릿 소설을 읽는 이유를 말했다. 이에 인디고 서원 김미현 실장은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속 젊은이는 책 안에서 억압됐던 자유를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자주 빌려 읽는 대부분의 소설은 쉬운 어휘와 빠른 이야기 전개가 특징이다. 우인택(물리 1) 씨는 “어려운 내용의 글보다는 쉽게 읽히는 글에 눈길이 더 가요”라고 말했다. 오늘의 문예비평 김필남 편집장은 “인문학은 물음을 던지는 책읽기를 할 수 있어 답을 습득해 나갈 수 있다”며 “책을 취업이나 흥미에 대한 도구로만 이용하지 말고 삶의 지혜를 구하는 데 목적을 두어야 해요”라고 조언했다.
 

  이러한 흥미위주의 독서편식이 대학생들의 교양을 좁히고 문제해결 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우려도 있다. 인문학연구소 허정 연구원은 “흥미위주의 소설만 볼 것이 아니라 책이 갖는 가치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주체적인 독서행위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독서를 통한 교류의 장을 늘려나가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매주 성인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토론의 시간을 갖는 인디고서원의 김미현 실장은 “하나의 세상 속에 나뉘어 있는 타분야의 책 읽기가 중요하다”며 “타인과 내가 인문학 책을 읽고 교감을 나눈다면 올바른 독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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