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만남 <나는 도서관에서 기적을 만났다> 김병완 작가

1년 6개월 동안 33권의 책을 출간하고, 꼬박 천일 동안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냈다는 남자. 김병완 씨가 지난 5일 제1도서관 3층 북카페로 찾아왔다. 그는 60명가량의 사람들로 꽉 찬 북카페를 보며 “도서관에서 살다시피한 내가 도서관에서 마이크를 잡게 되니 더 의미 있는 것 같다”며 운을 뗐다.

김병완 씨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휴대전화를 연구하고 설계하던‘ 공돌이’이자‘ 삼성맨’이었다. 그는 눈에 띄는 실적을 만들어냈지만, 돌연 오갈데 없는 회사원들의 미래를 그리다 허무감을 느껴 퇴사한다. 그리고 간 곳은 부산. 자칭 도서관 죽돌이였다던 그는 사상도서관과 화명도서관에 새벽같이 출근하고 밤늦게 퇴근하다시피 하며 하루 10시간 이상을, 1000일 동안 책만 읽었다. 그렇게 만 권에 달하는 책을 읽고 갑자기 홀린 듯 글을 써내려갔고, 어느새 출간한 책이 33권이었다.

▲ 김병완 작가는 글쓰기 노하우로‘ 의식 독서법’과‘ 초서 독서법’을 강조했다

자칭‘ 도서관 죽돌이’가 전하는 독서법

그는 신들린 글쓰기를 가능케 한 비법으로‘ 초서(책의 일부분을 베껴 씀) 독서법’과‘ 의식 독서법’을 꼽았다.‘ 제2의 뇌’라고 하는 손을 이용해 읽은 내용을 필기하고, 후두부에 기를 모은다는 느낌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책의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내용을 독파하는 독서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병완씨는 ‘붓을 들지 않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는 모택동의 말을 인용하며 베껴 쓰기를 강조했다.

이어 “여러분들은 책을 읽다가 ‘카톡!’소리가 들리면 곧장 눈을 돌리지 않느냐”며“ 우리 선조들은 불 난줄 모르고 책을 읽다 불에 탈 정도로 집중해서 독서했다”고 청중들을 꾸짖기도 했다. 그는“ 독서는 위대한 음악가들이 악기를 연습하는 것과 같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중하게 계획된 연습을 꾸준하게 해야 하고, 언제나 자신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독서를 계획해야 함을 당부했다.

만 권의 책이 새롭게 전해주는 자기계발서

그는 강연을 통해 학생들에게 책으로 얻은 삶의 지혜도 전했다. 주로 사자성어와 불경의 구절을 인용했는데, 크게 수장선고(水長船高)와 군자불기(君子不器)로 요약할 수 있다. 수장선고(水長船高)는 ‘물이 높아지면 배는 스스로 뜬다’는 뜻이다. 그는“ 나는 인맥에 얽매이기보다 나를 쌓았다”고 전했다. 사람은 결국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 인맥을 형성하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과 내면을 높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군자불기(君子不器)는 ‘군자는 하나의 용도로 쓰이는 그릇이 아니다’는 뜻으로, 자신을 일정한 틀 속에 가두지 말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인용했다. 학생들에게 그는 의외로“ 목표와 꿈을 가지지 말라!”고 말했다. 자신이 하나의 일만 할 것이라 생각해 목표에 자신을 묶지 말고, 무한한 가능성을 열어둘 것. 그것이 궁극적으로 청중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자, 그를 여기까지 올 수 있게 한 비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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