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수식어 대중의 충분한 공감 이끌어 내야

   

  지난 1일, 4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민 드라마’ 칭호를 얻은 선덕여왕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국민 남동생’ 배우 유승호의 등장을 기대하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국민 남동생이 국민 드라마에 나온다니, 국민의 한 사람으로 기다려진다”는 댓글이 달렸다.
 

  최근 연예기획사나 기업에서 큰 인기를 얻는 연예인이나 상품 앞에 ‘국민’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일반화 되고 있다. 옥경래(환경공 2) 씨는 “국민 수식어를 큰 거부감 없이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최근 신인 연예인이나 대중매체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받는 연예인에게도 각종 매체는 ‘국민 여동생’, ‘국민 남동생’ 등의 호칭을 남발한다. 박정일(사학 2) 씨는 “많은 노력과 재능으로 인기를 얻은 연예인에게 국민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동의하지만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에게 국민 수식어를 부여하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에서는 국민 수식어를 홍보의 수단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ㅅ우유는 ‘국민 5명 중 1명이 먹는 국민우유’로 자사 우유를 대중에게 알린다. 한국 케이블 TV 방송협회는 ‘케이블은 1500만 명이 보는 국민 TV’라고 선전하고 있다. 이는 국민이라는 말에서 신뢰를 느끼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김흥수(환경공 2) 씨는 “국민 수식어가 붙은 상품은 품질이 좋고 믿을 수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에 옥정원(경영) 강사는 “애국심과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은 국가에 대한 애정을 기업으로 옮겨가게 하는 ‘전이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반응이 존중되고 받아들여져야 할 문화계에서 국민 수식어가 남발되는 현상은 대중에게 똑같은 반응을 강요할 위험이 있다. 이아름(회계 3) 씨는 “‘모 여자 배우가 왜 국민 여동생인지 모르겠다’고 친구에게 말하자 ‘대한민국 사람이면 다 인정하는 것을 왜 너만 모르냐’고 핀잔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문화평론가 ㅈ씨는 “한국사회는 집단적 경향이 강하다”며 “국민이라는 말이 붙은 것에 반기를 들면 마치 집단에서 벗어난 것 같은 불안한 감정을 느낀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일래(사회) 강사는 “국민들의 충분한 공감을 얻지 않고 마음대로 붙이는 국민 수식어는 지양해야 한다”며 “한류 등 우리나라 문화가 충분히 성장한 만큼 타인에게 자랑스럽게 내세울 수 있는 것에 국민 수식어를 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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