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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는 삶이 묻어있다
  • 이광영 기자
  • 승인 2013.09.09 19:13
  • 호수 1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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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역 곳곳에 만들어지고 있는 벽화마을.‘ 해바라기벽’은 벽화마을을 소재로 다룬 단편소설이다. 벽화마을의 어두운 면을 통해 진정한‘ 지역’의 의미를 알아보려 오선영 소설가를 만나봤다. 그는 인터뷰에 앞서 ‘소설’이기 때문에 사회 현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닌 나름의 각색이 됐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왜 벽화마을을 소재로 사용했는가?

몇 해 전부터 벽화마을이 생겨난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긍정적인 부분만을 다뤄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내가 통영 동피랑 마을을 찾았을 때에는‘ 너무 시끄러우니 조용히 하시오’라는 벽보가 눈에 띄었고, TV프로그램에 나온 장소에 지나치게 관광객들이 몰려와 아예 벽화를 지운 사례도 있었다. 때문에 기사에서 다뤄지는 것만이 사실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주인공은 무엇때문에 거주지를 숨기려 하는가? 특정 지역에 대한 선입견, 편견은 어쩔 수 없이 존재한다. 사소한 것에도 민감한 나이대인 주인공은 자신의 마을
을 부끄러워하기보다는 외부인들이 마을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자신이 노후화 된 마을에 사는 것에 대해 납득하지 못하면서도 동시에‘ 사람들이 자신의 집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왔던 우리 집’에 대해 좋지 않은 선입견을 가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
았던 것이다.

마을에 찾아온 외부인들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터넷을 통해 벽화마을 사진을 찾아보면‘ 고향으로 돌아간 것 같다’, ‘정겹다’ 등의 댓글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긍정적인 반응임에도, 실제로 그들에게‘ 그 곳에서 살 수 있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거부할 것이다. 즉 그들에게 벽화마을은 단지 관광명소일 뿐 삶의 터전으로는 싫은 것이다. 이는 그 마을에 대해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곳’,‘ 시설이 낙후된 곳’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소설 속 주민들은 마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

벽화의 유무와 상관없이 마을은 그들의 생활이 묻어있는 ‘지역’이다. 흔히 말하는 ‘좋은 동네’인 해운대나 강남이나‘ 집’에서 하는 일은 모두 같다. 마찬가지로 이들의 삶으로 들어가 보면 그 지역은 삶의 터전이 되는 것이다. 전국 곳곳에 생겨나는 벽화마을이 그 지역만의 특색을 나타낼 수는 없다. 오히려 벽화가 그려지면서 마을의 의미를 망쳐놓게 된다. 물론 벽화를 그리는 것도 장점은 있지만, 벽을 보수하거나 화장실을 만들어주는 등 실질적인 것들이 그 지역의 발전에 진정한 도움이 될 것이다.

당신에게 부산이라는 지역의 의미는 무엇인가?

‘부산’이라고 하면 해양도시, 국제영화제의 도시 등 여러 타이틀이 붙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내게 전혀 와 닿지 않는다. 고등학생 시절,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 나에게‘ 집 앞에 나가면 바로 바다가 나오겠다’고 말을 하더라. 즉 외부 사람이 생각하는 그 지역의 이미지는 허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지역의 의미는‘ 지역민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장소’이다. 마찬가지로 부산은 내게 ‘삶이 묻어있는 지역’이다.

이광영 기자  code0maize@pusa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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