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 직접 둘러본 대학 도서관

■대학 도서관 탐방기

대학 도서관은 이제 더 이상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인 진부한 공간이 아니다. 학생들은 휴식을 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으며, 지역시민은 자유롭게 드나들며 책을 읽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대학 도서관의 모습, 지난달 19일부터 이틀에 걸쳐 부대신문이 직접 찾아가봤다.

▲ 경북대학교 도서관은 도서 기증자의 개인문고를 만드는 방식으로 기증문화를 정착시켰다

대학 상징물로서의 도서관

동국대학교(이하 동국대)와 이화여자대학교(이하 이화여대)의 도서관을 들여다보면, 각 대학의 상징성이 잘 드러난다. 불교 종립 대학인 동국대의 도서관에서는 불교적 특성을 엿볼 수 있는데, 도서관 곳곳에서 보이는 연꽃무늬와 불교 소품이 그 분위기를 더한다. 동국대 도서관 이창용 과장은 “도서관에 불교적 특성을 적극 반영해 윤회사상을 바탕으로 한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동국대 도서관은 사립대학 최초로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했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스님과 열람실에서 공부를 하는 학생, 그리고 멀티미디어실에서 컴퓨터로 자료를 검색하는 지역 주민 등이 서로 어우러진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이화여대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자 대학교라는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여성학 자료가 구비돼 있다. 중앙도서관 여성학자료실에는 여성학과 이화여대에 관련된 풍부한 자료들이 배치되어 있으며, 이화여대의 여성학 자료는 현재 1만 9,503권에 달한다.

▲ 동국대 도서관 천장은 연꽃무늬로 장식돼 있다

고서와 전통의 보존

대학 도서관의 장서 수는 1980년대부터 대학 평가에서 매우 중요한 항목을 차지했으며, 지금도 중시되는 도서관 통계 중 하나다. 법학도서관 김시채 팀장은 “국립대학 도서관의 장서는 국가재산이라 특히 중요하게 평가된다”고 말했다. 경북대학교(이하 경북대) 도서관은 보유한 장서 수가 300만 여권으로, 우리나라 대학 중 두 번째로 많다. 경북대 도서관 김명애 장서관리팀장은 “경북대는 보유한 도서를 학교에 기증하는 문화를 잘 발달시켜 다량의 장서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기증자에게 호를 부여하고, 개인 문고를 만들어 전시해 기증문화를 더욱 정착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경북대는 대구·경북 5개 대학 상호대차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으로 장서를 보관하고, 지역주민 회원제 회비를 예산으로 사용해 예산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학생의, 학생을 위한, 학생에 의한 종합문화공간

최근 대학들은 대부분 ‘종합문화공간’으로서의 도서관을 신축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이하 성균관대) 도서관도 그중 하나다. 성균관대 삼성학술정보센터에는 전시회장을 비롯해 스튜디오, 영화관 등의 공간이 마련돼 있어 자유로운 문화활동이 가능하다. 성균관대 자연정보운영팀 박종배 팀장은 “기존 도서관의 역할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휴식을 취하고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도서관”이라며 “이는 최근 세계의 대학 도서관이 지향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그룹 활동을 할 수 있는 스터디공간이 곳곳에 위치해 학생들의 이용률이 높다.

▲ 성균대학교 삼성학술정보센터 5층은 학생들을 위한 문화·휴식 공간이 잘 마련돼 있다

단지 도서관의 ‘겉모습’만 변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국의 대학 도서관은 독특한 프로그램을 통해 도서관 내실화를 꾀하고 있다. 조선대학교 도서관은 최초로 독서토론클럽을 운영한 이후 독서토론대회, 독서캠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대인이 읽어야 할 명저 및 권장추천도서’를 정하고 학생들이 해당 도서를 읽도록 독서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서울대학교의 독서멘토링 프로그램, 숭실대학교의 독서후기클럽 등이 우수 독서 프로그램으로 호평 받고 있다.

리모델링 및 증축은 신중하게

대학 도서관 리모델링 시 학내 의견을 수렴해 어떤 공간을 중점적으로 확보할 것인지 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최근에는 설계 단계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한 고려 사안 중 하나이다. 2009년 성공적으로 리모델링을 마친 중앙대학교(이하 중앙대) 도서관의 권성상 부장은 “본부와 시설과, 도서관 관계자들은 물론 오랜 경험자들의 자문을 얻고, 다른 대학 도서관도 벤치마킹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도서관 건축을 담당한 김인철(중앙대 건축) 교수는 “오랜 논의 끝에 학교의 상징물인 시계탑을 남겼고,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의 도서관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는 리모델링 당시 각 학과에서 대체 공간을 마련하고, 지하 주차장을 대체공간으로 활용했다. 권성상 부장은“ 도서관 리모델링 및 증축 기간은 대학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학내 구성원들의 지속적인 소통과 서로 간의 이해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 중앙대학교 도서관은 학내 여론을 수렴해 학교의 상징물인 CAU 시계탑을 남기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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