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약 93만 명이 이용하는 부산도시철도. 부산 시민들의 발을 대신하는 도시철도가 교통수단뿐만 아니라 문화생활 공간의 역할까지 하고 있다.

2004년에 처음으로 시작된 도시철도 문화행사는 그 횟수가 204회에서 지난해 2,057회로 크게 증가했다. △영화 무료 시사회 △소극장 연극 △시민도서교환전 △문화 강연 등의 문화 행사 중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은 영화 무료 시사회다. 추첨을 통해 뽑힌 시민들에게 한 달에 5~7편의 영화 시사회 초대권을 배부하며 한 해에 3,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응모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매달 셋째 주 수요일 서면역 대합실에서는 시민도서교환전이 개최된다. 최대 5권까지 다른 책으로 교환할 수있다. 지난해 이 행사를 통해 3,870권의 책이 교환됐다. 또한 △연산역 △덕천역 △중앙역 △온천장역 △수정역 등 8개 역에서는 독서 공간인 북하우스를 운영된다.
 
▲ 1호선 ­시청역에­ 조성된 ­북하우스에서 ­시민들이 ­한창 ­독서­중이다

수영역에 위치한 문화매개공간 ‘쌈’은 부산 지역 문화예술 전문 인력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다양한 문화연구사업 및 컨설팅, 정보제공을 한다. ‘쌈수다’는 부산의 문화예술인과 시민이 대화를 나누는 활동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진행된다.
  
▲ 지난­ 7일,­ 수영역 ­문화매개공간­ ‘쌈’에서­ ‘쌈수다’가 ­진행되고 ­있다

각 역의 특성에 맞는 테마역사도 일부 조성되어 있다. 1호선 범어사역에는 불교문화재가 전시돼 있고, 4호선 수안역에는 임진왜란 역사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같은 테마역사는 총 14개로 구성돼 있다. 부산교통공사 고객홍보팀 김동환 과장은 “108개 역으로 이루어진 도시철도 전체를 문화공간으로 가꾸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부산대, 경성대역 같은 대학 인접 역사에 무대를 조성하여 원하는 사람들에게 대여하는 등 역을 이용하는 사람이 스스로 행사를 주최하도록 할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홍보가 부족하고 콘텐츠가 부실하다는 점 등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부산 시민 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64%의 시민이 도시철도의 문화행사에 대해 “모른다”고 답했다. 부산교통공사 고객홍보팀 오정희 씨는 “현재 역 내 게시판과 전광판 위주로 홍보가 진행되고 있다”며 “지하철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홍보에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문화행사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참가한 적이 없다”는 답변 또한 50%에 달했다. 김가은(기장군, 21) 씨는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문화 공연이나 작품 전시를 본 적이 있긴 하지만 젊은 층의 이목을 끌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며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반면 김병선(구서동, 57) 씨는 “무료한 일상 중에 지하철에서 즐기는 여러 행사가 하루의 활력소”라며 “노년층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시철도에서 문화행사가 열리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설문조사 결과 시민들은 밴드 음악공연, 마술쇼, 시민노래자랑 등 다양한 종류의 문화행사를 원하고 있었다. 김동환 과장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 행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 측은 도시철도 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동환 과장은 “시민들이 도시철도의 행사는 문화라고 인식하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며 “도시철도는 교통수단일 뿐이라는 생각대신 또 하나의 문화라고 생각하는 열린 마음으로 행사에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더욱 활발한 문화기획을 통해 도시철도 품격을 높이는데 힘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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