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어귀에서 버스커를 보다] ①부산에서 버스킹을 만날 수 있는 곳

부산에도‘ 버스킹’을 볼 수 있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해운대, 광안리 등 관광지를 중심으로 버스커들이 오밀조밀 모여 하나의 판을 형성 중이다. 또한 관광지 이외에 남포동 패션거리, 우리학교 앞 등 번화가에서도 버스커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부산에서 버스킹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에는 공간 확보, 주변 상인과의 갈등 해결 등 갈 길이 멀다.

▲ 해운대에서는 해변을 등지고 버스킹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해운대는 부산에서 가장 완벽한 버스킹 장소로 손꼽힌다. 여름밤 해운대에 찾아가면, 백사장을 등지고 서 있는 버스커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주말 저녁, 버스킹은 피크를 이룬다. <안녕 광안리> 여름호에서는‘ 거리의 아티스트 in 광안리&해운대’라는 기사를 통해‘ 해운대는 젊고 다양한 팀들이 공연한다’고 말한다. 버스커들 역시 해운대가 가장 버스킹을 하기 편한 장소라고 말했다. 5년째 버스킹을 하고 있는 이동진 씨는“ 해운대는 서면, 부산대 같은 번화가보다 버스킹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 잘 돼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지이기 때문에 번화가와 달리 지나가던 사람들이 여유를 갖고 버스킹을 관람하는 빈도가 높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광안리, 남포동 패션거리, 우리학교 앞도 버스커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버스킹 문화가 정착되지는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안녕 광안리> 김수진 편집 팀장은“ 현재 부산의 버스킹 문화가‘ 문화’로 표현될 만큼 정착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이는 버스킹을 할 수 있는 공연 공간의 부재 때문이다. 우리학교 앞은 더더욱 그렇다. 우리학교 동아리인 ‘좋은 나라’는 이번 해 여름 광안리에서 버스킹을 진행했다. 좋은나라 김다발(화공생명공 2) 회장은“ 우리학교 앞은 정문 이외에 공연을 할 만한 광장 같은 공간이 없다”고 밝혔다. 금정예술공연지원센터 박진명 센터장 역시“ 최근에 온천천 주변에 공사가 이뤄지고 있어 버스킹을 하는 팀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길거리 공연, 그 자유와 대화를 느껴라

공연장소가 부족함에도 이들이 버스킹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동진 씨는 버스킹의 매력을‘ 자유로움’이라고 정의한다. 그는“ 버스킹을 할 때는 이런 음악을 해라, 저런 음악을 해라하는 간섭이 전혀 없다”며“ 내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창구”라고 설명했다. 짜인 프로그램대로 진행하는 공연이 아니라 관객과 함께하는 공연이라는 점 역시 버스킹이 가진 매력이다. 김다발 회장은“ 야외에서 관객들과 호흡하고 친구들과 놀러 가는 기분으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산의 지역 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버스킹이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 대안문화단체 재미난 복수 김건우 대표는 “예술적인 의미 이외에도 버스킹은 사회적인 의의를 지니고 있다”며 “거리 공연을 통해 지역 시민을 위한 문화향유의 장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이자 극작가인 미셀 시모노가 거리예술을‘ 관객에 의해 선택받지 않고 관객의 무리 및 보행자들과 관계를 맺는다’고 정의한 것처럼 거리예술인 버스킹을 통해 지역민과 교류하고 발전시켜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버스킹이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공연장소 확보, 공연 장소 주변 상인들과의 의견 절충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해운대, 광안리 외의 번화가에서는 상인들의 민원으로 인해 공연 진행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다음 호에 집중적으로 다뤄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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