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댄스스포츠 부산 대표 윤정희

  휠체어 댄스스포츠 부산대표선수로 활동 중인 윤정희 씨는 소아마비를 앓아 두 다리가 불편하지만 장애는 그녀의 열정까지 막아서진 못했다. 그녀는 댄스스포츠 뿐만 아니라 영어강의를 하기도 하고, 한지공예나 요리에 몰두하기도 하는 그야말로 제너럴리스트이다.
 

TV를 통해 우연히 접한 댄스스포츠는 정희 씨의 마음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그녀는 “댄스스포츠는 어머니의 꿈이기도 했다”며 “댄스스포츠의 역동적인 몸짓에 반해 시작을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댄스스포츠가 주는 짜릿한 긴장감은 그녀가 체력적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만들었다. 지금은 누구보다 활동적인 정희 씨지만 하반신 장애라는 이유로 어릴 적부터 활동 제한을 받아야 했다. 가정과 학교에서는 그녀의 장애를 우려해 신체활동에서 제외했다. 이에 정희 씨는 “어렸을 때 장애인에 대한 과잉보호적인 환경은 정신적 독립심마저 앗아갈 수 있다”며 “이런 어린 시절이 장애인의 무기력함을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그녀가 무기력함을 딛고 지금의 도전적 자세를 지니게 된 것은 대학생 시절 교육심리학 시간에 접한 ‘학습된 무기력’이론 덕분이다. 지속적인 전기충격에 무기력을 학습한 개가 결국은 탈출을 포기한다는 이론을 접한 그녀는 이를 터닝 포인트로 삼았다. 남의 시선이 무서워 뭔가를 시도하는 데에 있어 망설이기만 했다는 정희 씨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 시도조차 망설인 것에 반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후 정희 씨의 행보에는 거침이 없었다. “장애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극복하지 않기로 마음먹고 대학원에 진학했고 학원을 운영하기도 했다”며 “호주로 어학연수를 떠난 것도, 영어 강사 활동도 모두 굳건한 마음가짐 덕분에 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팔방미인 정희씨의 요즘 관심사는 바로 댄스스포츠이다. 장애인 스포츠에 몸담고 있는 그녀는 “각종 기관에서 장애인 스포츠 진흥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장애인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장애인들이 스포츠에 나서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어린 시절부터 장애인들이 신체를 움직이는 스포츠를 접하는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이에 그녀는 “장애인들도 어린 시절부터 자유롭게 신체활동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사회와 가정의 과잉보호는 장애인들에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정희 씨는 힘줘 말했다. “장애아의 부모는 자녀가 상처받을까 걱정해 보호하려고만 하고 학교에서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무언가를 대신해주려고 하고, 몇몇 활동에서는 배제시키려 한다”고 비판하는 정희 씨. 그녀는 이제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할 때라며 “사회가 나서서 장애인의 사회성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고, 장애아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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