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식(식품영양) 명예교수 <한국의 김치문화와 식생활>

  “김치는 아리랑과 같은 음식”이라고 말하는 최홍식(식품영양) 교수. 우리 민족이라면 누구나 아는 노래가 아리랑이라면,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이 김치라는 것이다. 최홍식 교수가 2002년에 집필한 <한국의 김치문화와 식생활>은 김치에 대한 다양한 문화적 시각을 담았다. 이 책은 김치문화와 과학기술 시리즈 중 첫 번째로, 우리나라의 식생활과 김치와의 관계가 나타나 있다.
 

최홍식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우리학교 김치연구소에서 연구하면서 이 책을 집필했다. 최홍식 교수는 “2002년 당시 김치연구소가 우리학교에만 있을 정도로 김치에 대한 연구가 부족했고, 이에 대한 연구 자료를 모은 책이 출판된 것은 내 책이 최초였다”고 말했다.
 

최홍식 교수는 이 책에서 김치와 관련된 여러 관계를 정리했다. 대표적으로 김치의 특징이 ‘관능적 3요소’로 정리돼 있다. 이는 색깔, 향미, 그리고 조직감이다. 최홍식 교수는 “관능적 삼요소가 조화를 이룰 때 최상의 만족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김치 담금의 기술전수 관계가 제시돼 있는데 이는 최 교수가 처음으로 제시했다. 그는 김치 담금이 윗세대(할머니)에서 어머니, 아랫세대(딸, 며느리)로 이어지는 수직관계와 이웃어머니들 간의 수평관계로 이뤄져 있다고 밝힌다. 이러한 관계는 김치문화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됐다.
 

이 책에서 독특한 점은 김치 문화를 ‘어머니의 문화’로 표현한 것이다. 가부장 문화가 강했던 우리나라의 특성상 부엌은 어머니들의 장소였고, 그 결과로 우리나라의 음식문화는 ‘발효음식’과 ‘정성’이라는 특징을 갖게 됐다. 게다가 김치는 집집마다, 그리고 어머니의 손맛에 따라 다양한 맛과 개성을 갖기 때문에 각자의 마음속에 ‘어머니’와 ‘고향’에 대한 기억으로 또렷하게 남게 된다. 최홍식 교수는 “어머니들의 손을 거친 김치는 우리나라의 정서와 자연환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독특한 음식”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김치의 세계적인 우수성 역시 강조하고 있다.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으로 공인됐고, 미국의 건강전문지인 <헬스>는 세계 5대 건강식품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최홍식 교수는 그 이유로 “김치는 재료와 담금 방법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발효 단계에 따라서 맛과 영양소의 요소가 달라지는 건강식품이기 때문이다”며 “그 속의 비타민과 미네랄, 풍부하고 유익한 젖산균 덕분에 ‘영양소들의 축제’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홍식 교수는 최근 급속도로 가공 식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김치가 사라지는 한국인의 식단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최홍식 교수는 “김치를 비롯한 우리의 음식을 사랑하는 것이 곧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것”이라며 김치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또한 “김치에 대한 연구가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실정이므로 이 책을 뛰어넘는 활발한 연구가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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