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남성들에게 묻고 싶은 게 있다. 군대에서의 ‘보급품’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무겁고 딱딱한 전투화, 얼룩무늬의 전투복, 군 생활 내내 함께했던 자신의 개인화기 같은 것들 말이다. 아무리 신어도 입어도 사회의 옷과 신발에 비하면 너무나 불편했던 기억들이 있을 것이다. 요즘 후배장병들의 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디지털 무늬의 신형전투복에 얼룩무늬의 전투화를 신고 다니는 이들을 보면 일명 ‘개구리복’을 입었던 예비역들은 신기하게 보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조금의 부러움이 피어날 것이다. 이런 것들이 왜 부럽냐고 묻는다면, 군대를 갔다 온 남성들은 아무 이유 없이 이런 것에 부러움을 느낀다고 답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최근 국가유공자들이 설립한 전투복 생산업체와 전투화를 생산하는 국내 유명 아웃도어 기업을 다녀온 적이 있다. 군 보급품 납품업체는 방위사업청의 지원을 받으며 일정량을 고정적으로 계약하는 수주계약, 정해진 생산가내에서 품질로 경쟁하는 경쟁 입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선정된다. 이들이 만드는 제품을 둘러보며 필자는 ‘요즘 정말 좋아졌다’는 말을 쉴 새 없이 연발했다. 그도 그럴 것이 누구나 알고 있는 아웃도어 기업에서 만든 전투화의 부드러운 밑창과 그 가벼움은 우리가 높은 가격을 주고 사는 등산화와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 보급되고 있는 신형전투복은 고무링이 바지 발목부분에 함께 들어간 채로 제조된다. 또한 더 이상 ‘배바지’처럼 윗옷을 바지에 넣어 입을 필요도 없었다. 예전의 ‘개구리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편안함과 기능성이 함께 돋보이는 신형 전투복이었다.
 

‘요즘 군대 많이 편해졌지’라는 말은 어찌 보면 당연한 말이다. 앞으로 우리의 동생이나 아들이 우리의 의무를 이어받아 군에 입대한다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또한 모두가 원했던 일일지도 모른다. 조금 더 나은, 조금 더 편한 것을 찾으려는 노력은 점점 사회를 발전시키며 정체된 것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군대를 둘러싼 많은 조직들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실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양한 계약방식으로 효율적이면서도 형평성 있는 국내 방산시장의 성장을 도모하려는 방위사업청, 그리고 국군 장병들에게 과거보다 더 나은 품질의 물자를 보급하는 방산 업체의 노력이 2012년 기준 세계 7위를 달성한 우리 군사력 순위에 크게 기여했다고 해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강한 대한민국의 시작은 강력한 화력이 아닌, 장병 하나하나에게 지급되는 작은 배려에서 나오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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