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2 게임백서>에 따르면 게임 산업 분야의 지난해 수출액은 2조 6,352억 원이다. 이는 K-Pop 등 음악 산업이 올린 수출액 2,040억 원의 13배로,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58%에 해당한다. 게임 산업의 위상이 그 어느 분야보다 높은 것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게임이 다양한 문화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어 발전가능성이 더욱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게임은 그 속에 음악, 미술, 스토리, 영상기술 등 다양한 예술적 요소를 품고 있어 종합예술콘텐츠로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회사 ‘게임어스’의 이한빈 기획자는 “대중에게 무엇인가를 느끼게 해주려는 목적을 갖추고 있는 게임은 이미 예술의 영역”이라며 “기획자가 창작을 하고,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고, 그래픽 전문가가 영상작업을 하는 등 여러 과정이 종합돼 게임이 완성된다는 것만 봐도 영화와 비슷한 종합예술로 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을 구성하는 예술적 요소에는 음악, 영상기술, 스토리, 미술 등이 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화음악 제작자 한스 짐머는 <크라이시스>와 <모던워페어>라는 게임의 음악 제작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게임 <문명4>의 ‘바바예투’라는 곡은 제53회 그래미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그만큼 게임에 있어 음악이 중요한 요소이며, 게임 제작자들이 이에 공을 들인다는 증거다.
 

스토리 역시 게임의 핵심 요소다. 1990년대 후반을 뜨겁게 달군 <플레인스케이프:토먼트>는 삶과 죽음에 대한 심오한 철학을 흥미롭게 풀어낸 시나리오로 각종 상을 휩쓸었다. 또한 국내 PC게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창세기전> 시리즈도 다양한 동서양의 역사와 ‘뫼비우스의 우주’라는 깊이 있는 세계관을 구축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의 온라인게임들 역시 각종 퀘스트(임무)를 수행해 나가며 전체적인 스토리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며, 소설에 비견될 만한 스토리를 담고 있다. 이재홍(서강대 게임교육원) 교수는 “유저들에게 왜 게임을 플레이하고, 캐릭터를 움직여야 하는가에 대한 당위성을 제공하는 것이 스토리”라며 “소설과 마찬가지로 인물·사건·배경이 뒷받침돼야 짜임새 있는 서사가 완성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신 영상기술과 다양한 미술 기법이 적용돼 게임화면이 완성된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인물, 배경 등의 그래픽 디자인에 유명 만화가나 미술가가 투입되는 일도 흔하다. 또한 게임 캐릭터의 의상 디자인에 공을 들이기도 한다.
 

게임은 이런 종합예술적 성격 덕에 다른 콘텐츠로 자유롭게 변환되기도 한다. 귀여운 캐릭터와 쉬운 조작으로 유명한 <슈퍼마리오>는 게임설정이 그대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툼레이더>, <레지던트 이블> 등 영화화에 성공한 게임도 수없이 많다. 이에 대해 이재홍 교수는 “게임은 대표적인 원소스 멀티유즈 소재”라고 설명했다. 원소스 멀티유즈란 하나의 콘텐츠를 여러 방식으로 재생산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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