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대학생들을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는 활동을 한다. 동아리 활동이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현대 사회 속 대학의 역할은 전문인재 양성이다. 대학은 전공 과목을 중심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프로’라는 고급인력을 양성하고자 한다. 때문에 대학생들의 ‘아마추어’ 활동은 단순한 취미활동으로 취급된다. 하지만 아마추어리즘은 문화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반드시 필요한 삶의 양식이다.
 

아마추어리즘은 스포츠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스포츠를 직업으로 삼지 않고 취미로 영위했던 영국 상위계급에 의해 생겨났다. 권오륜(스포츠과학) 교수는 “아마추어리즘은 돈이 아닌 즐거움이나 기록 향상 등 자신의 발전을 목적으로 스포츠를 대하는 태도”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는 이들을 ‘아마추어’라 부른다. 아마추어는 스포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예술, 기술 등 스포츠 외 분야를 취미로 삼아 즐겨 하는 사람도 아마추어라고 말한다.
 

대학 속에도 이러한 아마추어리즘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대표적으로 동아리 활동을 들 수 있다. 학생들은 생계수단이 아닌 순수한 즐거움을 얻고자 동아리에 가입한다. 또한 교양교육 역시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기보다 학생들의 학문적 소양을 넓히고 교양과목의 분야에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 개설됐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리즘이 스며들어 있지만, 본래 대학은 프로패셔널리즘을 지향한다. 대학은 전공에 따라 교육이 이뤄진다. 즉 전공을 통해 한 분야의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 사회 역시 아마추어가 발붙이기 힘든 구조다. 세상이 분업화되고, 자기분야에 특화된 전문가를 요구한다. 강상목(경제) 교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이 필수”라며 “전문성은 개인의 희소가치를 보장해 경쟁력을 확보해준다”고 말했다. 사회가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한다면, 대학의 역학은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
 

사회가 전문가를 요구한다고 ‘아마추어’의 의미를 취미활동으로만 정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대정(예술문화영상) 교수는 “예술의 경우 아마추어리즘은 예술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어떠한 장르에 관심을 갖고 즐기는 아마추어가 증가하면 장르가 활성화되고 발전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또한 아마추어가 펼치는 예술 활동은 예술의 순수성을 지향하다. 서대정 교수는 “아마추어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예술성이 떨어지는 면이 있다”며 “하지만 상업성과 대중성에 구애받지 않기 때문에 자기만족, 표현이라는 예술 본연의 목적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아마추어리즘이 프로패셔널리즘을 반하지 않고, 프로패셔널리즘을 보완할 수 도 있다. 동아리 활동, 교양교육을 으로 키운 아마추어적 소양이 오히려 전문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성원(철학) 교수는 “넓은 분야의 아마추어가 돼야 더 경쟁력 있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며 “고도의 전문성에는 아마추어리즘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는 것이 바람직한 삶의 태도라는 주장도 있다. 현대 사회는 ‘선택과 집중’을 강요하는 비인간적 사회다.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효율적인 인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아마추어리즘은 이에 반해 다양한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고, 주체적인 인간으로써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게 한다. 이왕주(윤리교육) 교수는 “아마추어리즘은 ‘가장 인간적 형태’를 지향한다”며 “삶의 윤택함을 위해 아마추어리즘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