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은 전국 수험생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었다. 나 역시도 수능을 치렀다. 시험을 치르고 느낀 해방감도 잠시,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이 남았다. 대학에서 만난 친구들은 꿈을 향해 뛰어가는 것만 같았다. 내일 당장의 일도 정하지 못한 내 자신이 답답했다. 무얼 할지 고민만하다 순식간에 대학교 1년이 지나갔다.
 
그러다 마침 부대신문 수습기자 모집 포스터를 보게 됐다. 수습기자를 해야겠다고 결정했을 때, 친구들의 반응은 ‘바쁠 텐데 학교생활과 병행할 수 있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 능력과 끈기를 시험해보고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기자생활은 힘겨운 나날이었다. 인터뷰를 하기 위해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 질문을 던졌지만 무시하거나 불친절하게 응답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 막연히 거부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점점 커졌다. 기자로서의 제 몫을 해내지 못해 다른 기자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걱정도 됐다. 학과 공부와 기자생활, 그 어느 것 하나 똑 부러지게 해내는 것이 없어 도중에 포기하고 싶었다. 그때마다 마음을 다잡아준 건 동기와 선배였다. 언제나 “앞으로 더 잘할 것이고 신문사에 꼭 필요한 존재”라며 나를 다독여줬다. 그렇게 함께한 시간동안 신문사 구성원들에게 정이 들었다.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 신문사를 그만두기가 망설여졌다.
 
그 순간 오랫동안이나 마음 한구석에 자리했던 아쉬움이 나에게 최선을 다했는지 물어왔다. 그 질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어 부끄러웠다. 그래서 신문사 일을 열심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순간에 꼭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매일 일기를 써가며 무엇을 했는지 체크하고 반성하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제대로 해놓은 것이 없음에도 그동안 투정만 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나의 기사를 쓰기 위해선 기획-취재-작성-조판의 과정을 거친다. 무엇보다 거절에 두려움을 느끼던 나는 기획과 취재에 약했다. 공강시간마다 신문사를 찾아와 취재와 기획을 준비했다. 인터뷰를 할 땐 취재원에게 물어보고자 하는 질문을 명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는 일도 차차 몸에 익었다. 모두가 잠든 밤, 기사를 쓸 때가 지금 나에게는 가장 몰입할 수 있는 시간됐다. 해낼 수 있다는 성취감과 동기들과 함께하는 작업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현재의 나는 지금하고 있는 노력이 헛되지 않음을 알고 있다. 내 자신에게 떳떳해질 수 있는 그날을 위하여 또다시 묻는다. 과연 최선을 다 했는지. 내일이 기다려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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