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단지 ‘재미’있어 보여서 들어온 지 어언 1년이 지나가고 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발행에 참여해 기획회의를 하고, 취재도 하고. 마감도 겪었다. 문화부에 배정돼 평소 가본 적 없던 부산 곳곳을 가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도 만났다. 처음에는 모든 것들이 정말 즐거웠다. 밤샘도 재미있고, 취재와 기사 쓰기도 마찬가지였다. 신문사 내부의 선배들이 알게 모르게 배려해주고, 모든 게 처음이라 새로운 마음에, 설렘에 그랬으리라.
 
그리고 모든 것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새로움이 사라졌다. 권태기가 오는 건 당연지사였다. 자연스럽게 신문사 일을 소홀히 하고 학과나 고등학교 친구와 노는 날이 많아졌다. 나름 글 쓰는 능력은 있어서, 기사의 질이 떨어지고 대충 취재하고 기사를 써냈다.
 
권태기의 절정은 한 호에 기사 5개를 쓰고 난 후였다. 끝나지 않는 작업이 힘을 빠지게 만들었다. 또 개강총회가 있던 주였다. 1학기 때 수습교육을 받는다고 가뜩이나 학과 친구들도 없는데, 마감 덕분에 수습교육에 참여를 못했다. “누구 좋으라고 이런 일을 하나”, “이게 날 위한 것이 맞나”. 회의감이 들었다. 그래도 이때까지 부대신문에 쏟은 시간이 아깝긴 해서, 일 년만 하고 나갈까 하는 생각마저 했다.
 
“그럼 다른 거 뭐 할래?”하는 반문이 돌아왔다. 그때 깨달았다. 부대신문보다 내게 더 값진 경험을 줄 것은 없단 걸. 부대신문 기자가 아니었다면 회의하는 법도, 사람을 대하는 법도, 기사를 보는 눈도 몰랐을 것이다. 그게 나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금 나는 다른 학생들과 ‘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는 것. 부대신문에서의 1년은 오로지 나만의 경험이다. 남들이 하지 못한.
 
이제 내게 ‘정기자’라는 호칭이 붙을 것이다. ‘수습’의 티를 벗은 만큼, 날카로운 눈을 가진 기자가 되고 싶다. 신문사 생활을 하며 무엇을 보든 수용자의 시선과 함께 제작자의 시선으로도 보는 기자로 거듭나고 싶다. 같은 자료를 보더라도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도록. 그래서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취재원에게 던지는 기자가 되고 싶다. 그걸로 ‘칼럼’이 아닌, 멘트 끼워 넣기 식 기사가 아닌, 제대로 된 취재를 바탕으로 한 기사를 쓰고 싶다. 그걸 위해 내년에도 기획에, 취재에, 마감에 시달릴 테지만 즐겁게 발행을 헤쳐나갈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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