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취업특강은 학생들의 취업난 극복을 목적으로 열린다. 하지만 대기업 중심의 강연자 선정과 취업하는 방법 중심의 특강은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취업 문제를 고착화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취업특강이 취업난에 대한 진정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획일적인 성공 기준을 제시한다는 것을 문제로 지적한다.
 
학과 단위로 개최되는 취업특강은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학교 본부가 개최하는 취업특강은 거의 없지만, 학과에서 자체적으로 취업특강을 열고 있다. 경영학과 관계자는 “학과에서 개최한 취업특강은 증가하고 있다”며 “설명회, 토크, 멘토링 형식으로 다양하게 이뤄진다”고 밝혔다. 초청 명사는 대기업 간부 혹은 금융권 인사 등으로 매번 바뀐다. 한국취업컨설턴트협회 김웅형 대표는 “지원서 쓰기, 취업 전략, 스펙관리 등을 주로 강연한다”고 설명했다.
 
강사들은 대부분 취업에 관한 본질적인 문제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이 되는 법이나 인사담당자에게 자신을 잘 포장하는 법을 가르친다. 청년유니온 안태호 노동상담팀장은 “취업특강이 청년 실업 해소라는 취업특강의 본래 목적을 가리고 있다”고 말했다. 즉, 취업특강이 사회 구조 상의 문제점은 해결하지 못하고 취업난의 책임을 모두 개인에게 떠넘긴다는 것이다.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는 취업특강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청년미래네트워크 김진수 총괄실장은 “대기업 중심의 현 취업특강은 잘못됐다”며 “대학이 ‘강소기업’ 중심의 취업특강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강소기업이란 핵심기술을 지닌 중소기업을 의미한다. 대기업 중심의 취업특강은 학생들에게 ‘대기업 취업’이라는 획일화된 성공 기준을 고착화시킨다. 결과적으로 많은 학생들이 바늘구멍 같은 대기업 채용에 목매고, 자신의 능력을 취업에만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심각한 취업난 때문에 간혹 취업특강을 수업 대체로 진행하는 교수도 있다. 취업특강에 참석했다는 양해서를 받으면 출석을 인정해 주거나, 정규 수업을 취업특강으로 대체하는 경우다. 이에 한국대학교육연구원 김삼호 연구원은 “이런 경우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취업특강보다는 정규 교과과정 내에서 취업난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필요한 것은 취업특강도 필요 없는 사회다. 취업특강이라는 근시안적인 대안으로 취업난을 해결하기보다 정규 교과 과정에서 뛰어난 인력을 키워내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학문의 전당’이어야 할 대학이 학생이라는 상품을 포장하는 ‘취업양성소’로 전락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안태호 노동상담팀장은 “취업특강이 진정한 대학의 기능을 수행한다고 볼 수 없다”며 “진짜 대학생이 해야 할 것과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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