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낮아질수록 인기는 치솟는다

1분도 채 안 되는 시간 내에 자신이 먹은 음식의 칼로리를 계산하는 시대가 왔다. 현대 사회에 불어 닥친 다이어트 열풍과 함께 에너지 단위인 칼로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칼로리’는 ‘뜨겁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동사 ‘칼레레’에서 유래돼 18세기 말 과학자 라브와지에의 연구 이후 물리학에서 널리 사용하게 됐다. 과학적으로 1칼로리는 물 1kg의 온도를 섭씨 1℃ 올리는 데 필요한 에너지양으로, 일반인들이 흔히 ‘칼로리’라고 칭하는 것은 실제 ‘칼로리’의 열 배에 해당하는 ‘킬로칼로리’를 뜻한다. 사람의 에너지 문제를 고려하는 식품영양분야에서는 칼로리를 에너지 단위로 널리 사용하고 있다.
 
칼로리는 다이어트와 건강 유지를 위해 꼭 고려돼야 하는 것 중 하나다. 푸드테라피협회 김연수 회장은 “칼로리 자체를 열량으로 봐도 무방하다”며 “눈에 보이지 않는 열량을 수치화한 것이 칼로리이므로 보편적인 측정 단위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칼로리에 대한 관심이 확장되면서 다양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식품개발 분야다. 대부분의 식품업체가 각각 시리얼, 제과, 음료 등에서 저칼로리 식품을 내놓고 있다. 특히 ‘제로 칼로리’를 콘셉트로 한 신개념 사이다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4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보였고, 본래 제품에서 통밀을 사용해 칼로리를 낮춘 제과는 월 평균 50여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저칼로리를 주제로 한 도서도 꾸준하게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칼로리’가 제목에 포함된 국내도서는 60여 권에 달하며, 일부 도서는 건강·요리 분야의 베스트셀러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침 점심 저녁 매일매일 다른 저칼로리 식단 49일>의 저자 윤선혜 씨는 “지난해부터 저칼로리가 식품계의 하나의 트렌드”라며 “앞으로도 저칼로리 식품에 대한 관심은 고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칼로리코드’, ‘칼로리사전’등의 이름을 가진 칼로리 계산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많다. ‘칼로리’라는 키워드로 검색되는 어플리케이션의 개수는 무려 660여 개에 달한다.
 
한편 다른 나라에서는 칼로리 표기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다. 뉴욕 시에서는 비만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식당 메뉴에 음식 칼로리 양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정책이 추진됐다. 또한 미국의 맥도날드는 지난 9월부터 인터넷 홈페이지에만 제시했던 각종 메뉴의 칼로리 양을 메뉴판에도 기재하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가공식품의 표지에 ‘열량’이라는 이름으로 칼로리를 표기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정청은 1995년 보건복지부의 정책으로 특수용도 식품에 열량을 표기하기 시작해 2006년부터 표기 식품의 종류를 점차 늘렸다. 이어 2010년에 규정한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에 따라 직영점과 가맹점을 포함한 점포수가 100개 이상인 음식점은 필수적으로 영양성분을 표기하도록 하고 있다. 식품영양학과 영양정책과 김수옥 주무관은 “아직 일반 음식점의 칼로리 표기는 의무가 아니다”며 “칼로리 표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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