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에 대한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에 발맞춰 기업에서도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저칼로리 식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하지만 저칼로리 식품이라고 해서 마냥 좋은 것은 아니다. 건강을 오히려 해칠 수도 있고, 기업의 과도한 상업적 이용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저지방우유는 가장 대표적인 저칼로리 식품으로 꼽힌다. 우유에는 평균적으로 3.2~3.3%의 지방이 들어가 있는데, 이를 2% 아래로 줄인 것이 저지방우유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저지방우유의 낮은 칼로리를 강조하며 일반우유보다 유사하거나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A유업 고객센터 상담원은 “저지방우유는 처리 공정이 일반우유보다 많은 기능성 상품이라서 가격이 높게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외국에서는 저지방우유가 일반우유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된다. 실제로 한 소비자고발 프로그램에 따르면 일본의 한 마트에서는 1리터짜리 저지방우유가 168엔, 일반우유가 198엔으로 판매되고 있다. 저지방우유가 우리 돈으로 4백 5십 원가량 저렴한 것이다. 또한 유제품 관계자들은 저지방우유를 ‘기능성 우유’라고 홍보하기도 한다. 농림수산검역수산본부 축산물기준부 이미춘 연구원은 “저지방우유는 단순히 지방이 적은 것일 뿐이므로 기능성 우유가 아니며, 기능성 우유에 적용되는 높은 가격기준을 적용받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각종 저칼로리 식품들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각종 음료업체는 제로 칼로리 음료수들을 출시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자극하고 있다. 하지만 제로 칼로리 음료수에 첨가되는 고밀도 합성감미료인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에 대한 안전성 논란은 현재까지도 분분하다. 실제로 아스파탐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되는 과정에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5마리의 원숭이가 사망하는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아스파탐을 이루는 성분인 아스파르트산과 페닐알라닌은 각종 정신장애를 유발한다는 보고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첨과물기준과 이선규 주무관은 “아스파탐과 수크랄로스 등의 합성감미료는 국제적으로는 사용이 승인됐다”면서도 “하지만 의학적으로 유전적 손상을 일으키는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므로 다량섭취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시중에 출시되는 저칼로리나 제로 칼로리 식품들은 대부분 천연식품이 아닌 가공식품인 점도 문제다. 콜라나 사이다 같은 음료들은 인체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가 전혀 없는 ‘정크 푸드’이기 때문이다. 류호경(식품영양) 교수는 “콜라와 사이다 같은 음료수들은 그 자체가 정크 푸드이고 함께 섭취하는 식품도 대부분 햄버거나 피자 같은 고열량 음식이다”며 “일반 콜라보다 제로 칼로리 콜라가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체중 조절을 위해서는 단순한 저칼로리나 제로 칼로리 식품에 의존하기보다는 건강식품을 중심으로 한 식단 조정을 추천한다. 이화여대 글로벌식품영양연구소 김주희 교수는 “칼로리가 낮아도 건강에 좋지 않은 식품은 얼마든지 있다”며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칼로리뿐만 아니라 다른 영양성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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