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상아탑이라는 대학교는 ‘학술’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학교에서는 학술제, 학술대회, 학술상, 콜로키움, 세미나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학술 행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학생들의 참여는 저조해 학술 행사의 몰락을 이끌고 있다.
 
학술행사는 대부분 학과와 연구소가 주관해 이뤄진다. 또한 시월제 학술제나 경맥학술제처럼 학생회가 주도한 행사도 있다. 학생들은 학술 행사를 통해 학문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넓고 깊은 전문적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손영삼(철학) 교수는 “학술 행사를 통해 전공 간에 경계 없는 교류를 통해 학문적 소양을 키울 수 있다”며 “대부분 학술행사는 모든 학생들에게 열려있다”고 말했다.
 
참여하는데 자격제한이 없음에도 대부분 학생들은 자신 학과의 학술 행사에만 참여하고, 심지어 자과의 학술 행사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권용택(무역 1) 씨는 “학술 동아리에 소속돼 학술제에 참여한 적은 있다”며 “그러나 자주 참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구소에서 주관하는 학술 행사 역시 학생이 없긴 매한가지다. 학생의 참여가 저조하다보니, 이에 덩달아 학술 행사들도 많이 사라져가는 실정이다. 김용규(영어영문) 교수는 “과거에는 영문학과 관련한 학회가 열렸었다. 그러나 최근 학술 행사가 열리지 않는 것으로 안다”며 “‘공부’보다는 ‘취업’이 더 학생들의 관심을 끌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이러한 참여저조의 문제를 타파하기 위해 주최 측은 ‘학술행사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인식을 깨는 것을 제1의 목표로 한다. 그래서 학생에게 익숙하고 명사의 강의와 쉬운 학술 주제의 설정, 그리고 전시 형식의 학술 행사로 학생들의 이목을 끌고자 한다. 한국민족문화연구소 양흥숙 연구원은 “익숙한 주제가 아닌 학술제의 경우 한 자릿수의 학부생이 참여한다”고 답했다. 기존 학술제의 발표, 토론이 아닌 전시의 형식을 채택한 경맥학술제 기획자인 경제통상대학 정현진(경제 3) 회장은 “학술 동아리가 공부한 것을 전시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양흥숙 연구원은 “많은 홍보에도 소용이 없다”고 허탈해 했다.
 
그러나 ‘흥미’ 위주로 흘러가는 학술 행사에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문학연구소 서민정 연구교수는 “학술 행사의 본 목적은 학술 교류와 연구 결과와 방향에 대한 논의”라며 “연구의 깊이보다 친숙함, 익숙함 같은 흥미위주로 학술 행사가 이뤄지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즉, 학생의 참여부족과 같은 요인으로 인한 변화로 학술 행사 본연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여 저조의 해답이 당장에 쉽고 재밌는 학술제로의 변화는 아니다.
 
학술 행사 활성화를 위해서는 학생과 학교가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야 한다. 학교 차원의 학술 활동 독려가 필요하다. 전남대학교의 경우에는 교학과를 설치해 학생들의 학술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학교에서 학생 차원의 학술 행사에는 특별한 지원이 없다. 학생과 관계자는 “학과, 연구소에서 진행하는 학술 행사는 단과대학을 통해 지원한다”며 “특별히 학생 학술활동을 지원하는 제도는 없다”고 밝혔다. 학교의 노력과 더불어 학생의 인식 변화도 필요하다. 김용규 교수는 “수동적인 태도를 버리고 능동적, 적극적으로 학술활동에 참여하는 태도를 길러야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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