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떠나 타지에서 생활하는 대학생이 늘면서 대학생들의 주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기숙사의 수용률이 턱없이 부족한 탓에 학교 앞에서 자취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학생들은 비싼 보증금과 다달이 나가는 월세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에 학생들을 위한 실질적인 주거 문제를 해결할 개선방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문임대관리회사 RE매니지먼트의 <2012 부산지역 원룸 임대가분석>자료에 따르면 보증금 500만 원(공급면적 40~45)을 기준으로 했을 때 부산 13개 지역 신축원룸의 평균 월세는 약 38만 2천 원 선이었다. 그러나 우리 학교가 있는 금정구 장전동과 경성·부경대학교가 있는 남구 대연동이 임대료 40~45만 원으로 부산 13개 지역 전체 평균치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부산 지역 내에서도 해운대구와 연제구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동아대학교가 있는 사하구 하단동의 원룸 월세 가격은 35~4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대학가 원룸에서 생활하는 많은 학생들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비싸게 형성된 원룸의 임대료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김유리(동아대 국어국문 2) 씨는 “혼자 살기에는 원룸의 월세 가격이 부담스럽다”며 “때문에 친구와 함께 살면서 월세를 나눠 부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세한(해양대 해양공간건축 4) 씨 역시 “매달 나가는 월세 때문에 부모님께 죄송스럽다”며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부모님께 부담을 덜어드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학가를 중심으로 원룸의 월세가 비싸게 형성된 원인을 △높은 수요 △상권 형성 △신축 원룸의 증가 등으로 꼽았다. RE매니지먼트 오진현 대표는 “대학가의 원룸은 수요가 많은 편이라 기본적으로 다른 지역에 비해 월세가 높게 책정되는 편”이라며 “학교와의 거리가 추가로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라고 전했다. 부경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우리부동산 김소희 사장은 “상권이 형성돼 있는 지역의 건물 월세가격이 그렇지 않은 건물의 월세보다 비싸다”고 밝혔다. 늘어나는 학생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신축원룸이 지어지고 이에 따라 고급화되는 시설도 원룸의 높은 월세가격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김용오 공인중개사는 “최근 대학가에 높은 수요에 따라 신축 원룸이 증가하는 추세라 내부 시설도 고급화되고 시세도 상승했다”고 전했다.
 

한편 기숙사는 원룸의 임대료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하지만 높은 수요에 비해 기숙사 충원율이 낮은 탓에 학생들의 실질적인 주거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는 형편이다. 기숙사(2인실 기준)의 한 학기 관리비를 입주 기간으로 나누어 월세로 계산해 봤을 때 우리학교는 BTL(민자유치사업)로 지어진 웅비관의 경우 약 16만 2,300원이었고 부경대의 BTL 세종관 의 월세는 약 12만 3,000원이었다. 또한 신축으로 지어진 동아대 부민관은 약 22만 3,200원이었다. 전반적으로 기숙사비가 원룸의 한 달 임대료 보다 저렴한 편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기숙사는 입사 대상이 1학년 학생이 상당수인데다 2012년 대학알리미에서 조사한 ‘기숙사 수용률’ 자료에 따르면 전체 재학생 대비 기숙사 충원율은 우리학교 16.1%, 부경대 12.1%, 동아대는 7.8%로 나타났다. 이는 타지에서 온 학생들을 충원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으로 보인다. 이에 이나경(동아대 교육학 3) 씨는 “학교의 지원만으로는 대학생의 주거문제의 해결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가 나서 대학생을 위한 주거정책과 혜택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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