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카메라의 고화질화를 넘어 DSLR의 보급으로 누구나 사진을 가까이 하게 됐다. 음악이나 회화와 달리 사진은 쉽게 감상할 수 있고, 쉽게 제작 가능한 예술로 탄생한 것이다. 최병관(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 교수는 “카메라라는 도구 자체가 사람들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있어 사진이 대중화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사진의 대중화가 사진의 예술화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사진이 몇 가지 사진의 학문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면 전문적인 예술사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살롱사진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 세계적으로 유행했던 독특한 사진경향으로, 회화적 감성을 사진 영역에 끌어들인 회화주의 예술사진을 말한다. 살롱사진의 가장 큰 특징은 ‘심미성에의 집중’과 ‘가공’, ‘구성’이다. 이용환(중앙대 사진학) 교수는 “살롱사진의 핵심은 구성이며 조작인데 사람들이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가 되는 사람과 사물을 임의로 배치하고, 포토샵이나 스마트폰 어플로 색감 조정, 콜라주를 하는 것은 구성과 조작의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다. 18세기 회화주의적 사진을 찍기 위해 사진의 선명한 디테일을 일부러 제거하는 인화방법을 이용해 사진을 뿌옇게 만든 것과 상통한다.
  다큐멘터리 사진은 ‘리얼리즘 사진’으로도 칭할 수 있는데, 허구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고자 한다. 즉 다큐멘터리 사진은 ‘기록성’과 ‘사실성’, ‘순간성’을 특징으로 한다. 한국사진학회 주정우 사무국장은 “사진을 통해 사건과 시간을 기록해 남기려 하는 의도와 가장 좋은 순간을 포착하기 위한 노력이 대중사진을 다큐멘터리 사진과 더 가깝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사진 작가는 사람의 가장 자연스러운 표정을 잡아내기 위해 타이머를 세지 않거나 연속촬영을 하기도 한다. 리얼리즘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최민식(예술문화영상) 교수는 “실제 작가들은 사진을 찍을 때 피사체가 알아차리지 못하게 해 자연스러운 동작과 표정을 담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중사진이 예술사진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대중사진과 구별될 수 있는 차별성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최병관 교수는 12년간 자신의 얼굴을 찍어 기록해왔던 한 외국 여성의 예를 들며 “이 사람의 사진들은 자화상self-portrait의 대가인 신디 셔먼의 작품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 사람의 얼굴을 매일매일 찍음으로써 한 인간의 세월을 기록한다는 의의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진에 특별한 의미를 담거나, 남다른 표현기법을 사용하면 이는 곧 예술이 된다. 이용환 교수는 “자기표현도구로서 사람들이 사진을 택했다는 것은 전문가로서도 매우 고무적이고, 앞으로도 사진이 일상에 더 깊숙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저작권자 © 채널PNU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